▣ 개요

 

크로스핏(CrossFit, Inc.)은 미국의 그레그 글래스먼이 만든 운동방법론과 피트니스 클럽 브랜드이다. 글래스먼은 크로스핏 헌장을 통해 크로스핏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렸다.

 

크로스핏은 어느 한 분야에 특화된 피트니스 프로그램이 아니며 10가지 영역의 육체능력을 골고루 극대화하려는 시도이다. 이 10가지 능력에는 심폐지구력, 최대근력, 유연성, 협응력, 민첩성, 균형감각, 정확성, 파워, 스태미너, 속도가 들어간다. 즉, 다양한 운동의 조화를 통해 전체적인 신체의 기능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덧붙여 이 10가지를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방법으로 '지속적이고 다양한 고강도 기능성 운동'을 주문하고 있다. 쉽게 말해 하나만 할 줄 아는 외골수 대신 팔방미인을 지향하며 팔방미인이 되기 위해 좋은 것은 가리지 않고 취하겠다는 뜻이다.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제네럴리스트를 꿈꾸는 피트니스계의 크로스오버, 그래서 크로스핏(Cross + Fit)인 것이다. 글래스먼은 본인은 80년대부터 이런 운동철학을 세우고 스스로 실천해 왔다고 주장하나 그가 첫번째 체육관을 개장한 것은 95년, '크로스핏'이라는 이름으로 상표등록을 한 것은 2000년의 일이다. 첫 해엔 25개의 지부 밖에 없었던 작은 프랜차이즈였으나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11,000여 개에 달하는 지부를 거느린 업계의 기린아로 성장했다.

 

크로스핏과 프리레틱스가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선 프리레틱스는 크로스핏과 다르게 기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 특징과 장점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크로스핏의 핵심은 '크로스 오버(Cross Over)'다. 파워리프팅의 '최대근력', 역도의 '파워', 육상의 '스피드', 기계 체조의 '협응력' 등 서로 다른 영역을 한 데 모으니 자연히 장비도 다양해진다. 아령과 역기 이외에도 크로스핏 체육관에는 대중에게 생소한 운동장비들이 즐비하다. 케틀벨, 메디신볼, 우드링, 샌드백, 타이어, 심지어 밧줄까지 수많은 종목들을 취합하다보니 나타난 자연스러운 결과다. 미국에서 처음 창안된 트레이닝 방법이다 보니 한국에 있는 박스들이라도 그날의 와드 내용은 모두 영어 그대로 적어 놓는데 최대한 간결하게 나타내기 위함인지 WOD, AMRAP, Rx'd 같은 두문자어, 축약어를 많이 사용한다. 때문에 크로스핏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칠판에 적힌 커리큘럼을 보면 암호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운동장비들 뿐만이 아니라 운동방식에서도 일반적인 피트니스들과는 차이가 있는데 이는 특정 근육을 집중적으로 발달시키는 게 아니라 다양한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켜 신체 능력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크로스핏의 목적과도 궤를 같이 한다. 예를 들어 스쿼트나 데드리프트 등에서 힙 드라이브가 보디빌딩식 고립운동에서보다 더욱 강조되는 면이 있다. 또한, 풀업의 경우에도 일반적인 풀업이 아닌 키핑 풀업을 하는데 일반적인 풀업에 비해 근육의 발달에는 불리하나 전신을 단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이런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이 매일 'WOD'라는 이름으로 제시되는데 Workout Of the Day, 말 그대로 '오늘의 운동'이라는 뜻이다. 이 WOD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제한시간 내 최대한 많은 반복수를 하는 방식(As Many Reps As Possible, AMRAP), 다른 하나는 정해진 반복수를 최대한 빠른 시간 내 하는 방식(For Time)이다. 그래서 크로스핏은 기록경쟁을 통한 스포츠적 색채가 짙으며 히어로 WOD, 걸스 네임 WOD, 풋볼 WOD 등이 있다. 이는 요가, 보디빌딩, P90X, 에어로빅 등과 차별되는 크로스핏만의 장점이다. 대부분의 피트니스 프로그램은 재미보단 인내를 요구한다. 또한, 멋진 몸매를 상상하거나 의사의 경고를 상기하며 참고 견디기 마련이다. 그래서 체육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언제나 무겁다. 그러나, 크로스피터들은 그 반대인데 이들에게 크로스핏은 운동보다 놀이에 가깝다. 마치 골프나 조기축구를 즐기듯 크로스핏에 빠진 사람들은 놀러가는 마음으로 체육관으로 향한다.

 

특히 이런 스포츠적 요소는 단체수업 방식과 맞물려 상승효과를 낸다. 크로스핏 체육관들은 개인지도가 아닌 단체수업 중심이다. 학원처럼 1시간 단위로 수업시간이 정해져 있고 시간에 맞춰온 수강생들은 코치의 지도아래 그 날의 WOD 기록을 측정한다. 이는 런닝머신 위에 자기 자신을 가두고 하는 개인운동이나 트레이너와 1:1로 진행되는 PT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동료애라고 할 만한 끈끈한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것 역시 눈여겨볼 만한 점이다.

 

 

 

 

따라서 다른 피트니스와 차별화되는 크로스핏의 장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경제성

저렴하다. 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리복 박스들의 한 달 이용권은 18 ~ 25만원이다. 사람들이 피트니스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PT 비용이 한달에 기본 30 ~ 40만원부터 시작하는 점과 비교해봤을 때 이는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다만 일반적인 피트니스 클럽(한 달 5 ~ 6만원)과 비교해서는 절대 저렴한 가격이라고 할 수는 없기에 이 부분은 좀 애매하다. 하지만 단순한 운동기구와 운동복 대여만 해줄 뿐인 피트니스 클럽과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 하에 체계적인 훈련을 받는 크로스핏 박스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도 좀 그렇다.

 

▶ 재미

앞서 설명한 기록경쟁과 커뮤니티에 힘입어 크로스핏은 꽤 재밌어서 피트니스 센터가 아닌 댄스 동호회나 농구 동아리에 들어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운동을 결심하고도 작심삼일이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재미없어서이다. 이를 생각해 봤을 때 크로스핏의 재미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또한 WOD 존재로 알 수 있듯이 매일 운동 프로그램이 바뀌기 때문에 늘 새롭다는 즐거움이 있다.

 

 

 

 

▶ 기능성

보디빌딩식 고립운동과 머신웨이트만 횡행하는 세태 속에서 크로스핏은 홀연히 '기능성 트레이닝'을 표방하고 있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크로스핏의 운동들은 주로 역도에서 사용되는 리프팅 동작들과 인터벌 트레이닝 또는 앞서 설명한 크로스핏의 목적 중 한가지인 협응력을 주로 요구하는 코어를 이용한 트레이닝들이 주로 이루어진다. 또한, 크로스핏 박스에는 추와 도르래가 달린 머신이 아예 없다. 따라서 일선 피트니스 센터에선 아무리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는 운동들을 접할 창구가 된다.

 

 

▣ 비판과 단점

 

갑자기 규모가 불어난 사업체들이 그러하듯 일단 품질관리가 시급하다. 3 ~ 4년 전만 해도 국내에 전무했던 크로스핏 리복 박스들이 이제 서울시내에만 10여 개가 넘고 리복 박스가 아니어도 크로스핏 트레이너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까지 따지면 그 몇 배는 될 것이다. 그런데 현재 미국 본사에서 이들에 대한 재교육과 엄격한 자격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교육진의 수준은 점차적으로 개선되겠지만 치명적인 단점들이 몇 가지 산재해 있다.

 

 

 

 

▶ 기록 경쟁

경쟁심리는 양날의 검이며 기록경쟁은 재미와 동기부여라는 좋은 측면만 있는 게 아니라서 경쟁심리를 부추겨 훈련받는 사람이 오버트레이닝을 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개개인의 수준에 맞춰 강도를 조정하는 게 지도자의 역량인데 급격한 성장과 함께 함량미달의 지도자들이 배출되면서 사람들을 무분별한 무한경쟁과 오버트레이닝으로 몰아넣기 쉽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선 크로스핏을 하다 다친 회원이 자신의 트레이너를 고소한 경우도 있었다.

시간이나 기록 등에 얽매이다보면 심리적 중압감으로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높은 기량을 선보이기 위해 무리를 하게 되는데 그럼으로써 집중력이 흐트러지거나 체력저하 등의 문제로 실수를 하여 근육파열이나 타박상, 골절 등의 부상을 당할 수 있다.

▶ 학습

역도성 운동은 단기간에 배울 수가 없는데 동작 하나를 익히기 위해서는 전문선수도 몇 년동안의 수련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별도의 웨이트 트레이닝과 동작연습을 거듭 반복한다. 이 점은 기계체조 또한 마찬가지다. 크로스핏은 육상, 역도, 기계체조 등의 운동을 한 번에 배울 수 있는 경제성을 강조하며 마케팅을 했지만 사실 단일종목을 배우는데만 해도 전문선수조차 수 년 간의 시간이 소모되며 쉽게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비교적 간단한 프로그램들을 나열하여 초보자나 비전문가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지만 확실하게 그 종목의 전문가만큼 구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프로선수들조차도 각 전문분야로 별도의 교육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말이 좋아 경제성이지 정말 엄밀히 따지면 크로스핏에서 다루는 분야를 제대로 다 배우려면 수 년으로도 모자란다.

 

 

▶ 부상

앞서 언급한 기록경쟁 등으로 훈련강도가 높은 편인데 크로스핏의 고강도 훈련으로 '횡문근 융해증'에 걸린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횡문근 융해증은 과도한 근육운동이나 강한 근육 압박 등의 원인으로 골격근이 깨지는 질환이며 이 경우 분해된 근육성분이 소변을 통해 배설되면서 진한 색의 소변을 보게되고 이 성분에 의해 신장 손상이 초래되어 급성신부전 상태를 만들게 된다. 이를 막으려면 우수한 트레이너가 훈련받는 사람의 상태를 체크해가며 지도해야 하는데 앞서 말한 수준 미달의 트레이너들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다.

 

 

 

 

게다가 앞서 말한 학습상의 문제로 인한 부상인데 역도나, 기계체조 등은 하체와 어깨관절들의 가동범위가 상당히 넓으며 몸에 부하되는 중량자체도 높으므로 부상의 위험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보디빌딩식 트레이닝이 비교적 정적인 운동이 많고 동작도 역도에 비해 분할되어 있어서 관절의 부상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데 비해 동작이 큰 운동위주로 진행되는 크로스핏 프로그램은 관절부상의 위험이 매우 크며 꼭 중량이 아주 무겁지 않더라도 잘못된 자세나 습관 또는 사소한 실수 등으로도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컨대 크로스핏 프로그램 중에 키핑풀업이나 버터플라이 풀업과 같이 몸의 반동을 이용하는 철봉운동은 어깨의 가동범위도 넓고 체중을 이용한다 해도 반동으로 인해 부하되는 무게가 높다. 역도에서 가져온 인상과 용상 역시 어깨부상에서는 마찬가지이며 기술이나 순차에 따라서 무게나 하중의 변화가 급격하므로 무릎과 십자인대 등의 부상위험이 매우 크다. 어깨는 부상이 발생하면 수술이나 재활 등으로 완치를 한다고해도 가동범위가 크게 줄어들며 무릎 십자인대는 수술과 재활이 성공적이라 하더라도 완치가 안 되고 통증이 동반되며 일상생활에 급격하게 지장이 있는 부위다. 전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는 부상들인데 크로스핏에는 이러한 부상위험이 높은 동작이 상당히 많다. 게다가 그것을 시간을 재가면서 하니..

 

 

 

 

▣ 결론

 

크로스핏은 충분히 매력적인 신개념 피트니스이지만 무작정 도전하기 전에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첫 번째, 기본적으로 보디빌딩식이든 파워 리프팅식이든 웨이트 트레이닝 경력이 어느정도 있어야 하며 기초적인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실제로 크로스핏 마니아들은 크로스핏 센터를 다니면서 헬스장이나 홈짐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 믿을 수 있는 전문 센터를 찾는 것이 좋은데 크로스핏의 공식 파트너인 리복과 콜라보로 출범한 '크로스핏 리복 박스'들을 추천한다. 서울과 부산 지역에만 있지만 장비와 코치진 모든 면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곳들이다. 만에 하나 가격이나 지역 문제로 리복 박스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하게 되더라도 크로스핏 정식 지부로 등록된 박스인지 확인하거나 최소한 트레이너가 Crossfit Certificate Lv.1(사실 Lv.1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자질이 부족한 트레이너들도 허다하다.)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던 '트레이너 고소 사건'도 인증받지 않은 트레이너가 무리하게 훈련을 시키다가 일어난 일이다.

 

 

 

 

세 번째, 만약 초보자라면 무조건 On Ramp 코스부터 수강해야 한다. 앞서 설명한 크로스핏의 문제점들은 특히 초보들에게 치명적인데 크로스핏 본사 측에서도 이런 문제를 자각하고 이제 초보들을 고강도 WOD에 노출시키지 않는다. 'On Ramp'란 초보자 전용코스로 4 ~ 8주간의 기간을 두고 크로스핏에 사용될 이론과 기초동작을 교육시키는 과정이다. 기초체력에 자신이 있더라도 이 On Ramp부터 수강하길 권한다.(그러나 On Ramp 과정이 없는 곳도 있긴 하다.) 만약 가격이 부담된다면 대부분의 크로스핏 박스는 1회 무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1회 이용권을 판매하니 꼭 직접 방문해서 체험해보길 권장한다. 이를 통해 운동강도 뿐만 아니라 박스 분위기, 시설과 환경, 코치진 성향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네 번째, WOD를 자신에게 맞춰 비례축소를 해서 시행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크로스핏은 저중량 고반복을 지향하지만 일반인이 Rx'd 그대로 할 경우 고중량 고반복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박스에서는 발달 단계에 따라 A, B, C로 나누어 Rx'd에 비해 강도를 낮춘 WOD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한다. WOD 시행 전에 연습 과정에서 다양한 무게를 시험해보면서 자신에게 알맞은 무게를 알아본 뒤에 적절한 비례축소를 하는 것이 좋다.

 

 

 

 

다섯 번째, 주 3회 이하로 운동하는 것이다. 크로스핏의 WOD들은 매우 짧고 굵게 디자인 되어있으므로 절대로 만용 부리지 말고 코치가 정해주는 강도에 맞춰 주 3회 이하로 운동해도 충분하다.

 

여섯 번째, 언제나 근력 중심으로 자기개발을 해야 한다. WOD클래스만 매일 같이 드는 것은 언젠가 벽을 만나게 되어있으며 크로스핏 피라미드에도 나와있듯이 모든 육체능력의 바탕이 되는 근력 운동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근력 훈련을 먼저 한 뒤에 WOD를 하는 것이 좋다.

 

일반인이 일상적인 운동으로 크로스핏을 선택하고 매진한다면 괴물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일류 운동으로서는 한참 부족하지만 일상 운동으로서는 차고 넘친다. 기존에는 일류 선수들의 전유물로 생각되었던 근력 강화, 역도, 체조 등을 일반인의 영역으로 가져온 것만으로도 크로스핏의 공은 크다고 할 것이다.

 

◈ 관련 글

   ▶ 스쿼트 자세와 효과 및 주의사항

   ▶ 헬스장 운동순서 알아보기

   ▶ 헬스장(헬스클럽) 선택 및 등록 시 고려할 점

   ▶ 스트레칭 효과와 스트레칭 방법 및 주의사항

   ▶ [유산소 운동] 스피닝 효과와 운동방법 및 주의사항

 



◈ 다른 글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