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무화과는 인류가 재배한 최초의 과일 중 하나로 지중해 지역과 중동에서 많이 먹으며 한국에서도 전남 지방으로 가면 생산철(9월 전후)에 흔히들 먹는 과일이다. 2010년 이후로는 유통망의 발달로 서울 지역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과일이 되었다.

 

기독교인들에게는 성경에 자주 출연해 유명하다. 구약에서 선악과를 먹은 아담과 이브가 수치심을 느끼고 옷 대신 입은 것이 무화과의 잎인데 이러한 이유로 선악과가 무화과라는 전승도 있다. 신약에서는 예수가 무화과나무를 말린 바 있다.

 

 

 

 

▣ 특징과 맛

 

이름이 무화과(無花果)인 이유는 아무리 찾아도 꽃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무화과를 따보면 열매처럼 생겼지만 사실 속의 먹는 부분이 꽃이다. 즉, 우리의 눈에 보이는 열매 껍질은 사실 꽃받침이며 내부의 붉은 부분이 꽃이다. 그래서 보통 나비나 벌들은 무화과의 꿀을 따먹을 엄두도 못 내고 무화과와 공생하는 좀벌들이 속으로 기어들어가 꽃들을 수정시켜준다. 그런데 그 벌들이 좁은 구멍을 통과하면서 날개가 부러져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내부에서 죽는다.

 

무화과의 아래쪽 구멍은 익으면 갈라져 벌어지며 완전히 푹 익어 벌어진 진보라색 과일에는 개미나 여타 곤충들이 마구 몰려든다.

 

 

 

 

의외로 괴악해보이는 생김새와 달리 무화과의 맛은 꽤 괜찮으며 채소와 과일의 중간맛이 난다고 하기도 한다. 무화과를 다 먹고 난 후 그 향을 입 속에서 굴려보면 코코넛 밀크와 유사하지만 코코넛 밀크 특유의 느끼한 느낌없이 상큼한 향이 올라온다. 또한, 과육은 신맛 없이 달고 진하며 멜론처럼 생햄과 같이 먹으면 신세계를 느낄 수 있으며 얼려서 샤베트로 먹어도 맛있다. 다만 나무에 매달려 속살을 드러낼 정도로 익어 벌어진 무화과는 이미 곤충에게 점령당해있을 가능성이 97% 이상이다. 정말로 푹 익어 진보라색이 된 무화과는 안의 과육이 붉은빛을 띤 황금색이며 그야말로 꿀처럼 달다. 간혹 복불복처럼 맛없는 무화과를 먹게되면 마치 단맛이 없는 삶은 고구마 맛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 무화과 먹는 방법

 

다른 과일과 마찬가지로 잘 익은 무화과를 바로 따먹으면 약간 먹기 불편하기는 하지만 무척 맛있다. 단, 바로 따서 먹을 경우 상처에서 흘러나온 끈끈한 흰 즙이 입술에 묻으면 가렵고 부르트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약간 설익은 무화과는 껍질 쪽에서도 흰 즙이 나오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이 좋다. 다만 사람 체질에 따라 달라서 어떤 사람은 조심해서 먹어도 입술이 부르트고 어떤 사람은 대충 먹어도 전혀 아무렇지 않다.

 

무화과 껍질을 벗겨먹어야 하는 걸로 아는 사람이 굉장히 많고 유튜브에 <무화과 먹는 법>이라며 껍질 벗기는 동영상도 올라와 있는데 무화과는 그냥 껍질 채 먹어도 된다. 껍질은 아주 얇은 복숭아 껍질 느낌이다. 무화과는 농약을 치면 녹아버리기 때문에 농약을 치지 않고 재배하므로 껍질째 그냥 먹어도 괜찮다.

 

 

 

 

하지만 무화과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는(심지어는 산지에서도) 껍질을 벗겨서 먹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껍질이 얇고 부드럽다 한들 굉장히 무른 과육에 비해 껍질이 혀 끝에서 살짝 까끌거리는 느낌과 함께 미세한 쓴 맛이 느껴져서 그렇다.

 

졸이면 독특한 풍미를 내는 맛있는 잼이 된다. 단 것은 설탕을 조금만 넣고 졸이면 되고 달지 않고 맛 없는 것도 설탕을 많이 넣고 졸이면 맛있게 된다. 껍질은 꼭지 부분 두터운 데 빼곤 그냥 넣어도 졸여도 되고, 조금이라도 거친 질감이 싫다면 체에 걸러서 제거해도 된다. 오래 둬서 푹 익어 뭉개질 정도인 상품성 떨어지는 것은 가게에서 싸게 파는 일이 있는데 그걸로 잼을 만들면 좋다. 무화과 잼은 아이스크림에 얹어 먹거나 농후 요구르트에 듬뿍 넣어 먹으면 아주 맛있다.

 

 

 

 

▣ 국내 산지

 

한국에는 말린 것이 수입되다가 2010년을 전후로 제주와 남부 지방에서 대량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예전부터 부산, 경남의 동남해안 일대와 서남해안 일대(나주시 이남 지역)의 좁은 지역에서 많이 자생하고 있었다. 대체로 겨울이 온난한 경주시-나주시를 잇는 선의 한반도 남쪽 해안지방에서만 주로 자라고 그 이북이나 내륙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 적어도 1960년대의 부산의 일반 가정집이나 학교의 화단에서 무화과나무는 매우 흔히디 흔한 과수나무였고 9월이 되면 잘익어서 꿀이 흐르는 생무화과가 많이 열렸다.

그 무렵에는 시장이나 노점 등에서 바구니에 담아 파는 생무화과를 흔하게 볼 수 있어서 9월의 최고별미로 쳤다. 꿀이 흐를 만큼 잘익으면 열매에 개미들이 엄청 달려들어 개미집이 되기도한다. 서울과는 달리 부산, 경남 일대나 전남지역 출신 사람이라면 생무화과를 먹는 것에 익숙하다. 요즘은 모르겠지만 70년대까지도 부산, 경남 지역에서는 '이지지꾸'라고 부르며 많이 먹었다. 이 지역의 노인들 중에서는 어릴 때 많이 먹었으면서도 '무화과'라고 하면 모르고 '이지지꾸'라고 하면 아는 분들도 제법 되는데 아무래도 일제시대 일본인들에 의해 전해진 듯하다.

 

 

 

 

한국에서는 전남 영암군이 무화과 산지로 유명하다. 항간에는 영암군이 전국 무화과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는 말이 있으며 소비량도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해마다 무화과 철이 되면 영암군이나 인근 시군의 주요도로의 길목에는(특히 2번 국도) 트럭 등을 갓길에 세워놓거나 원두막이나 천막 비슷한 구조물을 세워놓고 무화과를 파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지리적 표시제/대한민국]에 영암 무화과가 등록되어 있다. 한국의 무화과 제철은 대략 8 ~ 11월 무렵으로 특히 9월 즈음에 많이 보인다. 영암과 가장 가까운 도시인 목포에서도 시장이나 터미널 앞 노점 등에서 제철 생무화과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통망의 발달로 서울에서도 이제는 영암 무화과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수입산에 비해 가격이 많이 싸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산지에 비하면 비싼 편이다.

 

이렇게 자생지역이 좁은데다 유통하기가 까다로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요즘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김천시나 태안반도 및 대구같이 약간 북쪽 지방에서도 키울 수 있다. 물론 중부지방에서도 추위에 약한 남부수종치고는 많이 보이는데 이는 품종의 차이다.

 

 

 

 

▣ 무화과 품종

 

보통 유통되어 팔리는 무화과는 일본에서 들여온 외래종이며 재래종과는 맛과 모양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외래종은 나무가 옆으로 부채처럼 퍼져 자라지만 재래종은 높고 길게 자라며 재래종이 좀 더 단단하고 붉은 과육을 가졌다. 또한, 외래종은 익었을 때 표면에 세로 줄무늬가 생기는데 재래종은 그냥 밋밋하다. 맛은 재래종이 훨씬 낫다.

 

무화과 나무 밑을 지나가면 코코넛 향기가 진한데 재래종 열매에서 코코넛 향미와 한약 냄새가 강한 편이다.

 

또한, 무화과나무 자체의 품종도 꽤 많아서 남부지방에서만 자랄 수 있는 종류가 있는가 하면, 중북부지방에서도 충분히 자랄 수 있는 내한성이 강한 무화과 품종도 많다. 특히 'Celeste'는 홋카이도 중남부 지역까지 재배가능하다고 하는데 사실 무화과나무 자체의 내한성은 -15℃부터 -20℃까지라서 보온을 해주거나 월동준비만 잘 하면 한반도 중부지방에서 못 자랄 것도 없다.

 

 

말린 무화과

 

 

▣ 기타

 

무화과는 썩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서 오래 두고 먹지 못한다.

 

클레오파트라가 좋아한 과일로도 알려져 있다. 또한, 꺾꽂이나 물꽂이가 무식할 정도로 잘 된다. 싱싱한 가지를 잘라 물병이나 흙에 꽂아두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놓으면 약 60% 정도는 뿌리가 난다. 심지어 농담조로 무화과나무는 도끼자루로 3년을 써도 뿌리가 난다는 말도 있다.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무화과는 백악기 때부터 살아온 식물이다. 그래서인지 기후나 주변 식생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서 같은 종류의 무화과나무라도 주변 환경이 다르면 잎모양이 서로 다를 수 있다.

 

 

 

 

무화과는 단백질 분해 효소 때문에 많이 먹으면 혀가 따갑고 쓰리므로 한 번에 너무 많이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산지인 전라도 영암에 가면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싸다. 서울에서는 보통 7개에 1만 원인 고가의 과일인데 비해 그 곳엔 수 십개가 든 한 상자가 1만 원이다.

 

무화과 잎은 구약 시대의 아담과 하와가 몸을 가렸다는 전승이 있다. 그래서 무화과 잎을 뜻하는 'fig leaf'에는 보이지 않도록 하는 가리개를 뜻하기도 한다. 회화나 조각상에서 나체를 묘사하다가 국부를 대놓고 묘사하기 곤란할 경우 대신 그 부위에 무화과 잎을 덮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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