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보이차(普洱茶) 또는 푸얼 차는 중국 운남성 남부지방에서 생산한 발효차의 일종으로 독특한 향과 색을 가지고 있으며 약용으로도 널리 쓰인다. 이 보이차를 말이나 당나귀에 싣고 티베트나 네팔, 인도에 수출한 길을 차마고도(茶馬古道)라고 한다. 종류상으로는 흑차(黑茶)에 속한다.

 

 

▣ 원산지

 

중국 운남성에서 생산된 찻잎을 사용해 만든다. 중국 운남성에는 총 26개의 소수민족이 살고 있으며 오래 전부터 차를 재배하고 마시고 있다. 보이차의 주요산지는 중국 운남성 서쌍판납(西雙版納)과 사모지구(思茅地區)에 있으며 특히 란창강(瀾滄江) 유역이 그 중심지이다. 푸얼차(보이차)가 유명해지자 중국 정부는 2007년 4월 8일에 도시명도 아예 쓰마오에서 푸얼시로 변경해 버렸다.

 

 

 

 

▣ 특징

 

보이차의 가장 큰 특징은 마치 메주를 띄우는 것과 같이 효모균을 이용한 후발효를 거친 후발효차라는 것이다.

 

원래는 따로 발효시키지 않은 찻잎을 뭉쳐놓은 형태(靑茶, 청차)였으나 이것을 종이 등에 싸거나 나무통에 넣어 매달아서 오래 보관하다 보니 그 지역에 자생하는 효모균이 찻잎에 번식하여 후발효가 일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잘 숙성된 보이차는 찻물이 검붉은색을 띄며 이러한 특징 때문에 중국 내에서는 흑차(黑茶)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이차는 녹차의 제조법과 비슷하게 햇볕에 말려서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쇄청 과정을 거치므로 홍차와 달리 잎 자체의 효소에 의해 발효된 것이 아니다. 이 점이 같은 발효차라고 할 수 있는 홍차와 보이차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 제형

 

청차든 숙차든 일단 판매되는 형태는 대부분 떡처럼 뭉쳐서 눌러놓은 형태(긴압차)를 하고 있으며 넢적한 원반모양(병차), 둥지모양(타차), 벽돌모양(전차), 버섯모양(긴차) 등이 있다. 물론 일반적인 잎차형태(산차) 제품도 있다.

 

덩어리로 된 차는 일단 칼 등으로 최대한 잎이 손상되지 않게 부숴서(해괴) 토기나 옹기 등 공기순환이 잘 되는 용기에 넣은 뒤 밀폐하지 않고 공기가 통하는 상태에서 하루 이상 숙성(거풍)한 다음 마신다. 이는 덩어리 상태에서 부위별로 다른 숙성 정도를 맞추고 발효 과정에서 생긴 불필요한 맛(숙미)을 제거하기 위함이다.

 

 

 

 

▣ 제조법

 

▶ 생차

 

비가 오지 않은 청명한 날에 찻잎을 채취하여 위조, 살청, 유념, 쇄청을 한 모차 잎으로 만든 보이차를 자연 상태로 오랜 세월에 걸쳐 발효시키는 방법이며 오래될수록 풍미가 좋아져 수십 년이 지난 것은 고가에 거래된다.

 

 

▶ 숙차

 

고온고습한 환경에서 인공적으로 빠르게 발효시켜 만드는데 비교적 단 시일 내에 보이차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보이차는 대부분 숙차이며 이를 보통 악퇴발효라고 한다.

 

 

뒷면에 홈 자국이 있다.

 

 

▣ 효능

 

지방분해 작용이 있기 때문에 기름진 중화요리를 먹은 후에 마시면 좋다. 천연 사포닌과 미네랄류를 풍부하게 포함하며 지방의 용해, 다이어트 효과, 소화 촉진, 정장 작용, 숙취, 위가 더부룩한 증상 개선, 혈당치의 상승을 억제, 혈액 순환 촉진에 효과가 있다. 또한, 면역력 강화 효과와 노화예방, 암 예방 효과도 있다고 한다.

 

카페인은 일반적인 차와 거의 비슷한 양이 들어있지만 차를 우릴 때 물을 부었다가 한 번 버리는 세차과정을 거치므로 최종적으로는 일반적인 홍차나 녹차보다 적다고 할 수 있다. 카페인은 차를 우리는 첫 번째 물의 30초 동안 가장 많이 우러나오는데 세차 과정에서 이때 우러난 물을 버리기 때문에 적어지는 것이다.

 

 

 

 

▣ 우리는 법

 

▶ 기본적인 방법

 

다기(자사호 등)에 적당량의 차를 넣은 뒤 먼저 펄펄 끓는 물을 부어 바로 따라낸다. 이 과정을 세차(洗茶) 과정이라고 하며 이 과정을 거침으로써 보이차가 더욱 잘 우러나게 되며 보이차에 섞여있는 먼지나 필요없는 성분이 제거된다. 이후 펄펄 끓는 물을 부어 30초에서 점점 시간을 늘려가며 우려서 마시면 되는데 보통 5 ~ 6탕까지는 색이 유지되는 것이 보통이다. 적은 양으로도 상당히 진하게 우러나기 때문에 초보자는 적은 양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프렌치 프레스나 1잔용 다기 겸용 컵 등 다른 도구를 사용해서 우려도 상관 없으며 세차 과정과 온도, 시간만 잘 지켜주면 된다. 또한, 잘게 부숴서 커피메이커에 넣고 커피 내리듯이 해서 마시는 경우도 있다.

 

 

 

 

▶ 그 외의 방법

 

중국 본토 지역에서는 그냥 주전자에 넣고 푹 삶아서 마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 본토 지역의 상점에서 보이차를 구입하면 소량을 주전자에 끓여서 마시라고 가르쳐 주곤 한다.

 

운난성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소수민족들 중 일부는 차, 곡물가루와 향신료를 같이 넣고 끓여서 죽처럼 해서 먹기도 한다. 사실 이 방법은 차 문화 초기의 음다법으로 중국은 물론 한국도 고대에는 이런 식으로 차를 먹었다.

 

 

 

 

▣ 여담

 

보이차는 그 강렬한 검붉은 색 때문에 맛이 진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으나 실제로 잘 발효된 보이차에서는 거의 아무 맛도 느끼기 어려우며 미묘한 감칠맛 정도만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향 역시도 거의 없으며 약간의 젖은 지푸라기나 말린 대추와 같은 향이 나는 정도이다. 이는 후발효 과정 때문이며 이런 맛을 맛 없는 맛이라고 하며 보이차의 묘미라고 한다. 그러므로, 만약 구입한 보이차에서 쓴맛이나 떫은 맛 등 불쾌한 맛이나 곰팡이 냄새 등 이상한 냄새가 날 경우 습도가 높은 곳에서 잘못 보관되어 차가 부패한 것이므로 절대 마시지 말고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해야 한다. 아니면 물을 뿌린 가짜를 산 것이거나..

 

 

보이숙병차의 스테디셀러인 맹해차창 7572

 

 

보이차가 유명해지면서 여러 중소규모 차창(차 공장)의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는데 보이차를 구입할 때는 '중국토산품진출입공사'에서 수매한 제품이나 '맹해차창', '하관차창', '복해차창', '흥해차창' 등 유명한 차창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오래된 청차(노차)는 가짜가 많기 때문에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숙차 종류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보이차가 어느정도 대중화된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수입되는 제품은 거의 다 농약 및 유해성분에 관한 식약청의 품질검사를 받고 있으며 일부 업체에서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보이차를 구매하면 이 품질검사서를 복사해서 같이 주기도 한다.

 

가끔 보이차라는 이름을 붙인 음료의 원재료에 인도네시아나 태국에서 생산된 종류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엄밀히 말하면 보이차라고 할 수 없다. 중국 운남성 일대에서 생산된 차에만 붙일 수 있는 이름이기 때문이며 다른 종류의 후발효차라고 보아야 한다.

 

맹해차창 7572 개봉사진(이런 식으로 차 잎이 또렷하게 보이고 표면이 깨끗해야 제대로 된 보이차이다. 생차도 마찬가지)

 

 

티벳에서 마시는 흑차 종류도 보이차라 불리는 경우가 있는데 후발효차이긴 하지만 제법이나 배방이 보이차와는 상당히 다르다. 이러한 차를 소위 변소차(邊消茶, 변방에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차)라고 하며 금첨 등의 이름을 갖고 있다. 한국 대중에 보이차가 소개될 무렵의 다큐멘터리들이 유독 보이차와 티벳을 많이 엮었는데 보이차의 신비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보이차 업체에서 티벳 대상의 제품을 발매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사실이 티벳과 보이차에 대한 연관성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나 추정된다. 음용법도 달라서 야크젖으로 만든 버터를 넣어 같이 끓여 마신다고 한다. 이 때 목이 긴 항아리에 차, 버터와 끍는 물을 넣은 뒤 긴 막대로 쑤셔서 우려내는 독특한 모습을 보인다.

 

 

 

 

특유의 떡처럼 생긴 조형과 검은 색과 텁텁한 맛을 악용해 구두약과 폐건축물 등을 찻잎에 섞어 만든 가짜 보이차도 시중에 유통된다고 한다. 이렇듯 가짜 보이차에 대한 언급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가짜 보이차가 많기 때문이다. 일명 작업차라고도 하는데 이런 차들은 오히려 몸을 해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바가지는 기본이고 썩은 내가 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와중에 믿고 살 수 있는 일부 브랜드의 차편 가격이 너무 높으니 보이차를 제대로 즐기는 다인들은 날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의외로 돈을 많이 쓰게 되는 취미이기도 하다.

 

보이차의 주산지인 운남성과 광시좡족자치구에는 2000년대 들어 커피 농사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으며 주로 내수로 소비되고 있다. 그런데 커피 소비량이 높아지자 차보다 단가가 높은 커피를 심기 위해 오래된 교목 차나무로 이루어진 다원을 다 베어내고 커피를 심는 등 차 생산을 줄이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그래서 보이차 애호가를 비롯한 중국 차 애호가들의 걱정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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