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나오는 이 특혜 의혹의 경우에는 제가 보기에는 정치권에서 시작된 그런 것이고 일부 학사관리 부실이 있기는 하지만 특혜를 준 것은 없고 그런 상황인데 그런 얘기가 나와서 저는 참 답답하다는…"

- 송덕수 이화여자대학교 부총장, 2016년 10월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중에서

 

▣ 배경

 

 

2016년 7월 28일부터 이화여자대학교는 이른바 미래라이프 대학 문제로 혼란스러웠고 미래라이프 단과대학 설립에 반대하는 이화여대 학생들이 최경희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집회를 주도하였다. 집회 도중 이화여대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하자 최경희 총장은 7월 31일 학내에 1,600여 명이나 되는 경찰을 진입시키는 것을 묵인하며 진압을 시도했고 여론에서는 "최경희 총장의 강경한 태도에 더 큰 권력형 비리의 그림자가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의아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본관 점거 농성에 그치지 않고 행정 주무부처와 상임위원회에 1,900여 건의 감사 민원을 넣기도 했다.

 

그런데 감사 민원과는 동떨어진 곳에서 시위에 힘이 실리게 된다.

 

2014년 ~ 2015년 1월까지 파국을 빚었던 정윤회 문건 조사과정에서 남아있던 승마 입학비리의 불씨가 2016년 9월 말 국정감사 과정의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각종 특혜의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미래라이프 단과대학 설립에 반대하는 집회로 끝날 수도 있었던 일이 최순실 게이트로 연결되며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입시와 성적에 민감한 대한민국 정서상, 이전에 미르재단과 K스포츠로 불씨가 피어오르던 여론에 제대로 불을 붙인 계기가 되었다.

 

일부는 이 상관관계를 학생들이 넣은 감사 민원이 최순실 게이트를 발굴하였다며 오해하지만 그건 아니다.

 

종종 있어온 입학비리의 형태로 이화여대가 정유라의 입학을 승인한 것이 시기를 타고 새로운 불씨로 번진 셈이다.

 

 

이화여대 재학생들은 물론 졸업생 교우회와 교수들까지 합세하기 시작한 이화여대 학생들의 집회 시위는 장장 3개월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어졌다. 일부에선 이른바 운동권 출신 활동가들이 이화여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보냈지만 이화여대 학생들은 "의도가 있는 정치세력들의 개입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자율적으로 집회를 이어나갔다. "학생들이 공부는 안 하고 시위나 한다"는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집회 현장에 책을 펴고 앉아 공부를 하며 집회를 하는 '공부 투쟁'을 기획하기도 했다. 그리고 10월 19일 끝내 최경희 총장이 사퇴함으로써 이화여대 학생들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이화여대 학생들의 학내 집회는 종료됐지만 아래에 서술한 '정유라 의혹'에 대한 집회 개최를 의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개최하였다.

 

 

▣ 입학 특혜

 

2016년 9월 28일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측으로부터 정유라의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과학부 입학 자체가 특혜라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입시 규정을 어기고 서류 전형을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최순실이 딸 정유라를 고려대학교에 보내려고 승마협회를 협박했던 것이다. 그리고 입학 서류에도 특혜가 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정유라는 2014년 9월에 실시된 2015학년도 수시 전형에 체육특기자로 지원해 최종 합격했는데, 이는 그 해 9월 20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승마(마장마술 종합 단체전) 경기에서 딴 금메달이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입시 규정 위반으로서 당시 수시모집 요강에는 '원서 접수 마감일 기준 최근 3년 이내 국제 또는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개인 종목 3위 이내 입상자'에게만 지원 자격을 줬다. 이 기준에 따르면 '단체전'에서 입상한 정씨는 자격 미달에 해당한다. 정유라는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2014년 9월 20일 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 금메달 멤버. 왼쪽에서 2번째가 정유라. 왼쪽에서 3번째 선수는 한화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

 

정유라가 금메달을 딴 것은 원서 접수가 마감된 이후였기 때문에 이런 실적을 입력할 수도 없었고 실적 증명서를 제출할 수도 없었다. 증빙서류를 갖추지도 못했는데 서류 전형을 통과한 것이다. 당시 이화여대 입학처장이었던 남궁곤 교수는 이에 대해 "서류 기한 이후라도 국제대회 입상자라면 (면접에서) 점수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해명했다. 달리 말하면, 원서 접수 당시 금메달을 따낼 것이라고 확신하고 서류 전형을 통과시켰다는 얘기가 된다. 상식적인 일 처리로 보기 어렵다.

 

한편 학교 측이 정유라에게 특혜를 주려 했다는 구체적인 주장도 나왔다. 2016년 10월 11일 이대 교수협의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당시 체대 입시 평가에 참여했던 일원'이라며 "체대 평가장 입실 전 평가자들에게 안내할 때 입학처장 왈,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한 것이 사실"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입학처장 발언에 일부 관리위원들의 항의가 있었고 해당 지침과 무관하게 평가 진행하도록 재안내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글에 따르면 "수많은 입시생 중 최순실의 딸 정모 양이 특이하게 금메달과 선수복을 지참했으며 이후 정상적 입시 절차로 모든 것이 진행되었으나 처장의 발언이 영향 없었다고는 말 못한다."고 하였다.

 

이화여대는 이런저런 의혹이 불거지자 1987년 '승마 특기생'을 뽑은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맞다. 이대는 “1989년 승마 특기로 입학했다가 같은 해 9월 영국 런던에서 전지훈련 중 교통사고로 숨진 박훈이라는 학생이 있었다. 승마 특기가 처음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 박훈 선수는 두산가 박용민 전 OB 베어스 단장의 딸이다. 이화여대 체대가 연대 등과 더불어 입학비리가 발생한 적이 있는 기관이긴 했지만 논란은 일파만파 번져갔다.

 

 

▣ 출석 면제 특혜

 

2015년 3월, 정유라는 이화여자대학교 건강과학대학 체육과학부에 승마 특기생으로 입학하였다. 그런데 그 후 학사경고로 제적을 당할 위기에 놓이자, 최순실이 이대에 나타나 압력을 넣어서 학사경고를 없던 일로 만들었다는 말이 있었다.

 

정유라의 지도교수였던 함정혜 교수에 따르면, 그는 지난 4월 학교도 안 나오고 과제도 안 낸 정유라에게 제적 경고를 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사람은 최순실이었다. 함 교수는 인터뷰에서 "제 실수로 해서 얘를 F를 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정유라한테 전화를 한 거죠. 근데 그 엄마가 받았죠."라고 말했다. 최순실은 전화로 딸의 제적 경고를 듣자마자 학장을 직접 만나 따진 뒤 함 교수에게 달려왔다. 당시 지도교수인 함 교수는 '경고가 누적되면 제적을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뜻을 전했는데 최순실이 이에 격분하여 정유라와 함께 학교에 득달같이 나타난 것이다.

 

그 날 최순실은 이대 체육과학부장, 건강과학대학장 등을 만난 뒤 지도교수 방에 노크도 없이 들어가 지도교수와 얼굴을 붉히며 대화를 했다고 한다. 학장이 “(최순실이) 내려가니까 잘해라."라고 했고, 함 교수가 "뭘 잘해야 되냐, 내가 무슨 죄를 졌냐"라고 하자 "정윤회 부인이다."라고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최순실은 함정혜 교수에게 “교수 같지도 않고 이런 뭐 같은 게 다 있냐”라는 폭언까지 했다고 한다.

 

그 직후 함 교수는 “물러나라”는 학장의 전화를 받았고 지도교수 자리를 내놓게 되었다는 소문이 존재한다. 그 후 무언의 압박이 계속되었는지 함 교수는 미국으로 급히 떠나게 되었다.

 

그 후 정유라는 2학년 1학기에 거의 등교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학사경고를 면했다고 한다. 1학년 1학기에만 해도 평점이 0.11이었는데, 최순실이 학교에 직접 찾아와 한바탕 뒤집어 엎어놓고 간 다음부터 성적이 0.11 → 2.27 → 3.30으로 수직 상승한 것이다.

 

물론 정유라는 체육 특기생임을 감안해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가대표도 아니면서 등교도 하지 않고 국제대회 증빙서류 제출도 없이 위와 같은 성적을 취득한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대회 등에 참가한 경우 2주 안에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출석으로 인정되지만, 정유라는 이마저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온다. 더군다나 정유라는 2014년에 국가대표에 선발됐지만 2016년에 자격을 상실해 국가대표도 아닌 상태다. 따라서 현재 독일에서 개인 자격으로 승마 훈련 중에 있는 셈이다. 체육 특기생의 경우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다든가 보고서 등으로 시험을 대체하는 경우가 적지 않긴 하지만 얼굴 한 번 내비치지 않은 채 학사경고를 면하면서 2년째 학교를 다니고 있는 상황은 개운치 않다. 이대 체육과학부의 한 교수는 “아무리 체육 특기생이라고 하지만 이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유라가 승마선수 신주평 씨와 2015년 12월 12일에 비밀 결혼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국제승마연맹 출전기록에는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15년 9월까지 단 한 차례의 경기 출전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출석 기록과 승마 출전 기록 등을 종합해보면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이 끝난 직후 임신을 했고 2015년 중반 출산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의 문제점은 체육특기생으로 대회출전이나 훈련을 이유로 출석을 면제받은 정유라가 실제로 훈련과 무관한 출산·육아 등을 했다는 것이므로 이미 출석 면제 사유가 없어진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학칙에 의해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

 

 

▣ 학점 취득 관련 특혜

 

그 외에도 학사와 관련하여 여러 특혜 의혹이 제기되었다. 예를 들어 입학 후에 정유라는 학교에 잘 나오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화여대 측에서는 학칙을 개정하여 출석을 인정해 주었고 학점도 후하게 주었다는 것이다.

 

또한 정유라가 출석·시험 등을 대체하여 제출한 리포트의 부실함도 문제되었다. 제출 기한도 넘긴 데다 틀린 맞춤법이나 비속어를 사용하였고 다른 사람 블로그의 글을 그대로 베낀 것이었는데도 C+ 학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리포트에는 "흔히 고삐는생명줄이라고 할만큼 ㅜㅇ요하고", "1시간의 몸풀기후 시합이 시자괴는데 이떄체력적ㅇ로 받쳐주지 못하면 시합을잘치르지못학됩니다.", "해도해도 않되는 망할새끼들에게 쓰는 수법. 왠만하면 비추함" 같은, 해석조차 안 되는 오타와 욕설이 난무하였다.

 

 

더 놀라운 것은 담당 교수인 이경옥 교수(이화여대 체육과학부)의 태도이다. 나이가 환갑인 이경옥 교수는 리포트의 욕설을 문제 삼기는커녕 오히려 일일이 첨삭하여 주는 등 여러 편의를 베풀어주었다. 당연히 야단을 치고 낙제시켰어야 할 리포트에 대해 친절하게 오타 수정을 해주고 학점을 부여한 담당 교수의 이러한 학사문란이 밝혀지자 이건 분명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빗발쳤다.

 

심지어 이 리포트는 사진을 제외하면 겨우 1페이지 분량이며 원문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블로그까지 발견되어 표절 의혹이 확인되었다. 한술 더 떠 애초에 리포트가 첨부 파일로 제출되지 않아 담당 교수인 이경옥 교수가 "앗! 첨부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국은 여름방학에 들어갔습니다. 유라 학생도 처음 맞는 방학 알차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답장한 것 역시 발견되었다. 그러자 이화여대 학생들은 이경옥 교수의 이러한 굽신거림을 여러 가지로 패러디하여 비야냥댔다. 참고로 이렇게 이메일로 정유라에게 극존칭을 써가며 굽신거렸던 이경옥 교수가 실은 수시면접 당시 정유라를 인터뷰했던 면접관이었다는 사실 역시 추가로 밝혀졌다.

 

더 심각한 것은, 정유라가 수강한 체육과학부의 다른 두 과목은 아예 자료 하나 제출하지 않고도 각각 C, C+ 학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편 정유라는 2016년 봄학기에 자기 전공인 체육과학부 수업만이 아니라 의류산업학과 전공 과목까지 신청했는데 역시나 출석도 하지 않고 작품 하나 제대로 전시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점을 챙겨간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자 같은 과목을 수강했던 의류학과 학생이 대자보를 붙이는 일까지 벌어졌다. 참고로 이 대자보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또한 정유라는 이후 2016년 여름방학 계절학기로도 의류학과의 과목을 수강하였는데 중국의 의류학과 대학생들과 함께 패션쇼를 하기 위해 중국으로 갈 때 다른 학생들이 단체로 이코노미 클래스를 타고 가는 동안, 교수들과 함께 비지니스 클래스를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더 문제가 되었던 것은 중국에 간 후 '배가 아파서' 최종 과제인 패션쇼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준비 과정에 참관(?)했다는 이유로 담당 교수인 이인성 교수(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에게서 B학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유라에게 위와 같은 특혜를 베풀었던 이인성 교수는 최경희 이대 총장의 최측근으로서 2015년 7월 이후 갑자기 무려 3건의 정부 지원 연구를 수주해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 문제가 제기된 출석 면제나 레포트 대체 및 첨삭지도는 그래도 체육학부 안에서 체육특기생에게 별도의 평가를 통해 학점을 부여한 것이니 쥐꼬리에 붙은 먼지만큼은 이해해줄 구석이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체육학부도 아닌, 전혀 관련 없는 타과의 전공 과목에서도 비정상적으로 학점을 준 것으로 볼 때 이건 단순한 학과 차원이 아니라 학교 전체적으로 특혜를 줬다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는 더 커지고 말았다.

 

이밖에도 최순실 게이트 관련 사실이 드러나면서 학교 생활에서 받았던 여러 가지 특혜 의혹들이 양파 까지듯이 계속 나오고 있다.

 

사실 많은 대학교에서는 홍보대사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 유명인을 내세운다. 그런데 홍보대사도 결국은 일개 학생이라 수업 출석의 의무가 있다. 연예인이 대학 입학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개 논란이 많은데 출석 잘 한 연예인은 논란에서 자유로운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출석을 안 했는데 학사경고를 면했다는 것은 100% 문제 있는 상황이다. 총장이 직접 임명하는 홍보대사도 일반 학생이라 출석의 의무가 있는데 홍보대사도 아닌 일반 학생이 출석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결국 이화여대 측은 다른 것은 몰라도 이 건에 대해서는 일부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을 했다.

 

 

▣ 이인성 교수에 대한 의혹

 

위에서도 지적했지만, 최종 과제에 참여조차 하지 않은 정유라에게 B학점을 부여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인성(53)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 교수에 대한 의혹 역시 제기되었다. 이인성 교수는 2015년 7월 이후 3건의 정부 지원 연구를 수주해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에 대해 특혜 제공과 대형 프로젝트 수주 간에 연결고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 교수는 2015년 7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총 3건의 정부 지원 연구 프로젝트에 책임연구원 또는 공동연구원으로 등록돼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적용한 고기능성 작업용도별 화재진압용·구조용·조사용·구급용 장갑 및 방화두건의 개발(1년 연구비 25억원씩 2건 수주) ▶여성신산업융합인재양성사업(연구비 5억원) 등이다. 연구비 총액만 55억 원에 이른다. 이 교수가 1995년 3월 이화여대 교수로 임용된 이후 따낸 총 9건의 정부 지원 연구 중 3분의 1이 최근 1년여 사이에 확보된 것이다. 이 교수의 괄목할 만한 성과가 최순실-정유라 모녀와의 밀접한 관계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정유라는 체육과학부 소속으로 이 교수의 전공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1학기부터 건강과학대학이 신산업융합대학으로 변경됐고 그 산하에 의류산업학과와 체육과학부가 들어갔다. 이후 정유라는 타 전공인 의류산업학과 과목을 3과목이나 이수했다. 1학기 때 ‘컬러플래닝과 디자인’(3학점), 계절학기 때 ‘기초의류학 I’(2학점)과 ‘글로벌 융합 문화 체험 및 디자인 연구’(2학점) 등이다.

 

보통 1 ~ 2학년생이 타 전공을 수강하는 일은 흔치 않다. 특히 정유라는 세 수업을 들은 뒤 평균 학점이 0점대에서 3점대까지 수직 상승했다. 이 중 이인성 교수는 디자인 연구 수업의 담당 교수였다.

 

그 외에도 이인성 교수는 최경희 총장의 최측근이라는 이유로 여러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평생교육원과 내용이 겹친다는 이유로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이 이의 제기를 받자, 최 총장이 이를 평생교육원에 흡수하여 운영하겠다고 밝힌 그 시점에 하필 이인성 교수가 평생교육원 원장에 취임한 것이다.

 

정유라 및 계절학기 수강생들과 함께 패션쇼를 하겠다고 이인성 교수가 방문한 그 중국 지역이 하필 이전에 최 총장이 미리 MOU 체결 등으로 방문한 중국 지역이었다는 점, 그리고 의류학과 해외 수업에 굳이 최 총장 및 그 최측근들이 참여 예정 또는 참여한 점, 그리고 2016년 이대 의류산업학과 졸업패션쇼에 제공될 학교 지원금 사용 내역이 무슨 이유인지 공개되지 않은 점 등등 이인성 교수에 대한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가고 있는 중이다.

 

 

▣ 육아 휴학 제도

 

정유라가 2015년 초중순경에 출산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2016년 2월 국회를 통과한 육아 휴학 제도에 대한 배후가 아니냐는 의혹이 생겼다.

 

이화여대는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출산 휴학 제도만 있고 육아 휴학은 없었으며 학부생은 대상도 아니었다. 그러다가 2015년 9월 학칙 개정을 통해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학부생까지도 임신, 출산, 육아 휴학이 가능해졌다. 물론 도입 취지는 당연히 좋은 것이지만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정유라가 2015년 5월 출산한 이후에 학칙이 개정되었다는 점이 미묘하다. 서울대, 연세대를 비롯한 서울시내 주요 대학들에서는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 권고로 이미 운영 중이었던 제도였다. 서울대가 남학생의 육아 휴학도 허용 중이었던 것에 비해 이화여대는 비교적 늦은 편이었다. 위에서 얼른 바꾸라고 압력이 가해졌을 가능성이 있다. 학내에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의 자녀를 맡아 교육해주는 이화보육센터를 설립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는 정유라가 미친 유일한 긍정적인(?) 영향으로 보인다.

 

 

▣ 그 외 의혹

 

시간이 지나며 입학 및 출석에 대한 학점 이외에도 학생들이 제기한 의혹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정규 강의는 독일연수를 이유로 출석 안한 정유라가 채플 학점은 취득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학점도 조작하는 마당에 채플이 뭐 별거냐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화여자대학교는 다른 미션스쿨(종립학교)과 비교해도 채플(대학교 정기 예배)이 힘든 것으로 유명하다. 당장 길 건너 연세대학교만 해도 4학기면 채플 이수가 끝나는데 이대는 8학기를 꽉 채워야 되고 시작 전에 문을 걸어 잠그는 등 출석도 빡빡하게 관리된다. 그래서 제때 이수를 못할 경우 한 학기에 채플만 2 ~ 3개씩 듣는 일도 종종 발생할 정도라고 한다.

 

예를 들어 2016년 6월에 방송된 TV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의 이화여자대학교 특집 오프닝 때 학생들이 단체로 대강당 계단을 우루루 뛰어 올라가는 걸 보고 멤버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나?!"고 놀라는데 주위에서 구경하던 이대생들은 "다들 채플 때문에 뛰는 거"라며 그러려니 하는 장면이 방송으로 나갔다. 오죽하면 신앙심 깊은 기독교인들 중에서도 "솔직히 채플은 싫다."는 학생들이 많을 정도라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채플에서도 특혜가 있었다고 하면, 이대생들의 입장에선 학점만큼이나 분노할 만하다.

 

그런데 그 이후에 터진 일과 방송 내용을 비교하면, '1박 2일' 이화여대 특집도 문제의 이대 수뇌부들이 공영방송 KBS 이사진들에게 이러한 요청을 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란 의심이 드는 형국이다.

 

또,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이대부속유치원을 허물고 그 자리에 체육과학부가 소속되어 있는 신산업융합대학의 건물을 지으려고 추진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접입가경으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유치원은 이대부속초등학교 운동장에 새로 지으려고 했는데 유치원 학부형들과 초등학교 학부형들 모두 반발했다고 한다.

 

2015학년도 체육특기생 종목에 승마를 추가한 것은 정유라를 염두에 둔 조치였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 총장 사퇴 논란

 

 

상황이 위와 같은 정도에 이르자, 2016년 10월 19일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사임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그러나 최 총장은 사임 이유로 정유라 관련 입시 학사비리는 끝끝내 인정하지 않는 근성을 보여주었다. "평생교육단과대학(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추진으로 시작된 이번 학내 사태로 인해 구성원들이 더 이상 분열의 길에 서지 않고 다시 화합과 신뢰로 아름다운 이화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사임하는 것"이라 밝히며 정유라 관련 입시 학사비리에 관해서는 "체육 특기자와 관련하여 입시와 학사관리에 있어서 특혜가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라고 육탄방어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모든 화살은 이대 총장이 혼자 다 맞을 테니, 제발 정유라 관련 입시&학사 비리만큼은 더 이상 파헤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당연하지만 이러한 사임 발표에 모든 의혹이 가라앉을 리 만무한 사태였기 때문에 10월 19일 오후 이화여자대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 일동과 교수 200여 명은 이화여대 본관 앞에 “특혜 입학 비리 해명”, “학사 운영 정상화”, “총장 선출제도 민주화”, “학생 안위 보장”, “독선과 불통은 이제 그만”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모였다.

 

이 자리에서 교수들은 성명을 통해 “청와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양을 위해 학칙까지 개정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면 이는 모든 학사행정을 일거에 무효화하고 대학의 존립 근거를 위협하는 폭거”라며 “여기에 최 총장이 연관됐다면 이는 이화 정신에 위배되는 정도가 아니라 범죄적 행위”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24일 JTBC 보도 이후에는 이미 사태가 이대가 아니라 국가 전체에 걸친 것으로 거대화됐기 때문에 이대 총장 한 사람이 그만둔다고 진화될 상황이 아니었다.

 

 

 교수 엑소더스 논란

 

이 사태와 관련된 아래의 이화여대 교수 몇 몇이 19일 일제히 잠적했다.

 

• 함정혜 교수(체육과학부) : 2015학년도 1학기 학사 경고를 준 인물. 함 교수는 최순실로부터 폭언을 들은 후 지도교수에서 하차당한 피해자이다. 함 교수의 백부가 함석헌 선생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말도 있었으나 JTBC 정치부회의 확인 결과 함 교수는 함석헌이 아닌 제1공화국 부통령을 지낸 함태영의 손녀이다. 참고로 함씨 집안이 연대와 이대, 현대까지 아우르고 함 교수의 숙부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근무한 함병춘이다. 왠만한 스펙도 대기 힘든 사회지도층인데 최순실 행동의 심각성을 짐작케하는 부분.

 

• 유진영 교수(의류산업학과) : ‘컬러플래닝과 디자인’ 수업에서 과제물 하나 제출하지 않은 정유라에게 B학점을 부여한 담당 교수.

 

• 이인성 교수(의류산업학과) : 중국 패션쇼가 포함된 지난 여름 계절학기 ‘글로벌 융합 문화 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을 담당한 교수. 그리고 55억 정부 지원을 받은 의혹이 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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