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북도 경주시

 

연꽃으로 피어난 천년의 향기, 경주 연꽃단지

 

경주의 여름은 매혹적인 연꽃 향으로 가득하다. 신라의 왕자가 살았던 궁궐에도, 고즈넉한 정자 앞에도 연꽃이 넘실댄다. 낮에는 연꽃에 취하고, 밤이면 꽃밭 위로 펼쳐지는 음악회에 빠져드는 하루가 감미롭다. 경주는 지금 천년의 향기를 간직한 연꽃 세상으로 피어난다.

 

 

향긋한 연꽃 잔치가 벌어진 경주

 

 

지금 경주는 연꽃 세상

 

경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산으로 둘러싸였다. 마치 겹겹이 핀 연꽃을 닮았다. 동쪽으로는 명활산과 토함산이, 서쪽으로는 선도산과 오봉산, 단석산이 앞뒤로 에워싸고, 북쪽에는 소금강산과 도덕산이, 남쪽에는 장엄한 남산이 버티고 섰다. 갓 핀 연꽃을 닮은 경주에 지금 연꽃이 한창이다. 동궁과 월지 연꽃단지부터 서출지, 보문정, 양동마을까지 경주 전체가 연꽃 향기로 가득하다. 그중 동궁과 월지 연꽃단지가 가장 넓고 아름답다.

 

 

산으로 둘러싸인 경주는 연꽃을 닮았다.

 

 

동궁과 월지 매표소에서 원화로를 따라 서쪽으로 300m 정도 걸음을 옮기면 눈앞에 온통 연꽃으로 넘실대는 광경을 만날 수 있다. 무려 4만8000여㎡ 넓이에 백련과 홍련, 황련 등 다양한 연꽃이 한꺼번에 피어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꽃밭 속에 지그재그로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우아한 연꽃의 자태에 취하고, 은은한 향기에 취한다. 연꽃을 곁에서 감상할 좋은 기회다.
수면에서 길고 곧은 줄기가 하늘로 뻗어 그 끝에 한 송이 꽃이 맺혔다. 중국 유학자 주돈이는 연꽃이 세상의 모든 꽃 중에 군자라고 칭했다. 꽃잎의 빛깔과 어긋나면서 겹겹이 포개진 모양새가 그의 말처럼 어느 꽃과도 견줄 수 없을 만큼 곱다. 연꽃의 자태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전국 사진작가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동궁과 월지 옆 경주 최대 연꽃단지

 

연꽃에 묻혀 사진을 찍는 사람들

 

연꽃 사이를 거닐며 바로 옆에서 감상할 수 있다.

 

 

여름날 소나기도 연꽃 나들이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비 오는 날 연꽃은 또 다른 감동을 준다. 또르르 연잎 위를 구르는 물방울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이 감당할 무게가 넘으면 비우는 연잎의 지혜를 되새겨도 좋다. 우산을 함께 쓰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걷는 기쁨도 놓칠 수 없다. 첨성대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화련과 수련이 차례로 반긴다. 하늘을 향해 핀 화련과 달리 물에 뜬 수련은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욕심부리지 않는 연잎의 지혜를 되새겨도 좋다.

 

<꽃밭 속의 작은 음악회>가 열리는 첨성대 주변 풍경

 

 

연꽃 바다를 거닐던 발길이 밤이면 동궁과 월지의 야경으로 이어진다. 동궁은 신라의 왕자가 머물던 곳이다. 흔히 안압지로 아는 월지는 신라 최고의 정원이다. 반듯하지 않고 굴곡이 많은 연못은 어느 곳에서 봐도 끝을 알 수 없어 바다처럼 느끼게 한 신라인의 지혜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바다를 바라보는 궁전’이란 뜻이 있는 임해전의 옛 터 위에 드리우는 전각들의 야경 덕분에 밤늦도록 북적인다.

 

 

동궁과 월지의 야경

 

 

통일전 옆에 있는 서출지는 둘레가 200m 남짓한 연못이다. 신라 소지왕의 목숨을 살린 편지가 나왔다고 해서 서출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서출지 연꽃은 자연스러운 매력이 있다. 고즈넉한 정자를 배경으로 갈대 사이에 피어나 한 폭의 그림 같다. 동궁과 월지에 비해 찾는 사람이 적어 조용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이곳의 장점이다. 서출지 연꽃은 달빛 아래서 가장 아름답다. 하얀 달빛이 비치는 연꽃은 한복을 입은 누나처럼 단아하다. 연못 주변에 배롱나무꽃과 연꽃이 어우러진 여름 풍경을 최고로 친다.

 

 

자연스럽고 조용한 서출지

 

 

보문정은 CNN이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장소’ 11위로 선정한 곳이다. 하지만 봄날의 벚꽃 풍경은 유명해도 연꽃으로 뒤덮인 여름 풍경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정자에 앉으면 연못을 메운 연꽃이 눈에 가득 찬다. 연꽃 하면 양동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마을 한가운데 1만 ㎡에 가까운 연지가 있다. 연꽃 너머 기와지붕과 초가집 풍경이 우리 전통의 멋을 더해준다.

 

 

연으로 뒤덮인 보문정의 여름

 

언제 가도 정겨운 양동마을 풍경

 

한국의 멋을 더해주는 양동마을과 연꽃

 

 

보고 듣고 먹으며 즐기는 감미로운 하루

 

경주에는 지지 않는 연꽃이 있다. 《삼국유사》가 노래한 경주는 불국토다. “절은 밤하늘의 별처럼 총총하고, 탑은 기러기처럼 줄지어 늘어섰다(寺寺星張 塔塔雁行).” 별처럼 많은 절과 기러기 떼처럼 늘어선 탑은 간데없지만, 불교의 상징인 연꽃의 의미는 곳곳에 남았다. 불국사의 연화교 층계마다 새겨진 연꽃무늬가 대표적이다. 석가탑 사방에 둘린 연화좌 여덟 개, 물이 차면 떠오른다는 석조 연화문 등 불국사의 연꽃 여행도 뜻깊다.
6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한 연꽃은 9월 초순까지 계속된다. 첨성대 옆 꽃단지에서 7월 25일부터 8월 29일까지 매주 토요일 <꽃밭 속의 작은 음악회>를 개최한다. 국악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져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음악회는 오후 7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된다.(1시간 30분 소요) 여름밤 꽃밭에 울려 퍼지는 선율은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불멸의 연꽃을 구석구석 새겨놓은 불국사

 

 

연은 먹는 즐거움도 준다. 동궁과 월지 연꽃단지 5분 거리에 있는 하연지는 연 요리 전문점이다. 인기 메뉴는 연잎한정식이다. 연근불고기, 연근진액샐러드, 연잡채, 연꽃 모양 양파장아찌, 햇연잎전 등 연 요리가 한 상 가득 차려진다. 이 집에서 가장 정성을 들이는 메뉴는 찹쌀, 팥, 콩 등 12가지 잡곡과 견과류를 연잎에 싸서 지은 밥이다.

연잎을 풀어 따뜻한 밥 한술 뜨면 연잎 향이 입안에 은은히 감돌고, 잡곡밥의 풍미가 한결 깊게 느껴진다.

말 그대로 밥맛이 꿀맛이다. 아침마다 직접 만드는 연두부는 10년간 전국을 돌며 연 요리를 연구해온 김정련 대표의 야심작이다. 연순두부정식과 연두부전골 역시 잊지 못할 맛이다. 연은 생명력이 대단하다. 천년이 지나도 땅에 심으면 꽃을 피운다 하여 불생불멸(不生不滅)을 상징한다. 연 요리가 장수 음식의 대표로 손꼽히는 까닭이다.

 

 

한 상 가득 연 요리로 차려진 연잎한정식

 

연잎 향이 은은한 연잎밥

 

10년간 전국을 돌며 연구한 연 요리

 

 

◈ 동궁과 월지
    -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양지길 35-1
    - 문의 : 054-779-8795~7


◈ 서출지
    -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남산1길 17
    - 문의 : 054-779-8743


◈ 보문정
    -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신평동 150-1
    - 문의 : 054-745-7601


◈ 양동마을
    -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 양동마을길 138-18
    - 문의 : 070-7098-3569


◈ 불국사
    -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불국로 385
    - 문의 : 054-746-9913

 

◈ 주변음식점
    - 하연지 : 연잎한정식 / 경상북도 경주시 포석로 932-4 / 054-777-5432
    - 함양집 : 한우물회 / 경상북도 경주시 북군1길 10-1 / 054-777-6947
    - 초원식당 : 연잎정식 / 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 양동마을길 148 / 054-762-4436

 

숙소
    - 베니키아 스위스로젠호텔경주 :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로 465-37 / 054-748-4848
    - 신라게스트하우스 : 경상북도 경주시 강변로 200 / 054-745-3500
    - 이사금유스타운 :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로 465-24 / 054-745-1695

 

 

글, 사진 : 유은영(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5년 7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출처 : 대한민국 구석구석 - 한국관광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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