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정식 명칭은 '크레인 게임기(Crane Machine)'인데 그런 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일본에서는 'UFO 캐쳐'라고 부르는데, 사실 이건 세가의 등록상표이며 영어권에서는 'Claw Machine'이나 'Claw Crane'으로도 부른다. 즉, 집게 기계/크레인을 뜻한다. 최초의 인형뽑기 기계는 일본의 게임회사인 타이토가 1965년에 만든 '클레인 602'이다.

 

말 그대로 소정의 돈을 넣고 레버를 통해 크레인의 위치를 조정한 후 버튼을 눌러 크레인을 내려 크레인에 인형을 걸리게해서 게임기 밖으로 인형을 건져내는 형식으로 매우 단순한 게임이다.

 

인형 뽑기 기계는 손님의 돈을 최대한 빼내기 위한 교묘한 조작이 가해져 있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을 명심하고 소액으로만 즐기도록 하자. 남들이 뽑은 인형에 신경쓰지 말고 잃은 돈은 아쉽지만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그 정도로 원하는 인형을 갖고 싶다면 기계에 도박하기보다 차라리 정품 하나를 구매하는 것이 더 싸게 먹힌다.

 

 

 

 

▣ 상세

 

처음 접하는 사람도 한 두 판만 해보거나 그냥 보기만 해도 어떤 게임인지 바로 이해가 될 정도로 직관적인 게임이지만, 난이도는 정말 욕이 나올정도로 어려운 게임이다. 크레인을 레버로 조정하는 것부터 어려울 뿐더러 크레인의 악력도 매우 약한데다가 인형들이 걸리기 어렵게 배치가 되어있을 경우 난이도가 급상승한다. 덤으로 어느정도 고가의 인형은 무게추같은 것을 묶어놓아서 더 뽑기 어렵게 만든다. 뽑기기계 조작으로 금방 떨어뜨려서 탑을 높게 쌓고 끌어와야 뽑을 수 있게 만들고 인형 안에 솜이 들어갈 자리의 일부를 쇠구슬 등으로 채워넣어 중량을 약간 무겁게 하는 경우도 많다. 일종의 입문은 쉽지만 마스터는 어려운 게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장인들이 꽤나 많은 게임이며 건져올리는 걸 보면 신기할 정도다. 인형뽑기 팁으로는 최대한 많은 접촉면적을 집거나 단단하게 고정될 수 있는 부분을 집는 것이 좋다. 크레인이 올라가서 움직이다가 크게 흔들거리기까지 하기에 본능적인 감각으로 최적의 위치를 집지 않으면 뽑기가 엄청나게 어렵다.

 

일본식 파친코와 마찬가지로 주인장의 기계 설정에 따라 힘의 강약 빈도 등 세부적인 조절로 인형이 뽑히는 확률은 자유롭게 조정될 수 있다. 그러므로 뽑기 기계에 따라 뽑히는 확률은 제각각인데 다만 너무 안뽑히면 손님이 줄어들므로 대략 30회에 1번 성공하는 정도로 설정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즉, 1만원에 12번 기회를 준다면 2만 5천원은 들여야 하나를 뽑을 수 있는 꼴이다. 결국 사용자가 잘 뽑히게 세팅된 기계를 찾아다니는 수밖에 없다. 법적으로 경품은 5천원을 넘을 수 없게 되어 있어서 상품은 비싸봤자 5천원이고 대부분은 정식 캐릭터 라이센스를 받은 정품이 아닌 훨씬 싼 불법 중국산 짝퉁인형으로 원가는 개당 1천원 이하다.

 

 

 

 

인형을 뽑는 행위를 기본으로 하는데다가 묘하게 승부욕을 자극하는 기계라 그런지 커플들의 돈을 털어가는 원흉이다.

 

인형을 뽑는 행위 자체와 인형뽑기 기계를 뭉뚱그려서 '인형뽑기'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는 캐주얼한 비인간형 및 동물 캐릭터, 월트 디즈니계열 캐릭터의 봉제인형들 위주이며 대세를 타는 캐릭터의 점유율이 반 이상을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2000년대 초에는 마시마로, 2010년대 초에는 브라우니 봉제인형이 압도적으로 많이 있는 기계를 쉽게 볼 수 있었다. 2016년 겨울 무렵부터는 포켓몬GO 신드롬에 힘입은건지 포켓몬스터 인형이 대세가 되었다. 대체적으로는 1세대 유명 포켓몬 위주이며 손바닥보다 작은 열쇠고리 크기부터 20 ~ 30cm급 스타팅 포켓몬, 그보다 큰 라프라스나 이상해씨 인형들도 종종 보인다.

 

 

 

 

일본에서도 주로 입고되는 봉제인형들은 '리락쿠마'같은 비인간형의 캐주얼한 캐릭터들이 많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어느 캐릭터가 대세를 탔다고해서 그 캐릭터가 압도적인 지분을 차지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듯하다. 한편, 아키하바라에는 여러가지 만화/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봉제인형상품을 뽑을 수 있는 인형뽑기가 꽤 된다.

 

인형 외의 품목들도 입고되는데 그 예를 들면 간단한 장난감, 라이터, 무선 조종 헬리콥터, 무선 마우스, PSP, 섹시 란제리, 피규어, 드론, 헤드폰 등도 목격된 바 있다. "여기에 거세요!"라고 희생자 손님들을 현혹하기위해 철망같은 걸로 둘러놓아 잡을 수 있을 거라는 헛된 희망을 주는 게임기도 있으며 아예 뽑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물품이 들어간 게임기도 있다.

 

 

 

 

일본에서의 봉제인형외 품목은 주로 피규어가 많다. 포장된 형태로 인형뽑기 한정용 등으로 나오는 피규어들이 입고되고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상자포장이기 때문에 뽑는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박스포장 피규어 외에도 과자, 봉제인형, 쿠션, 간식거리, 담요, 랜덤박스, 운석조각, 텐가 오나홀 등등 돈주고 사긴 아까운데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물건들은 넣을 수 있다면 일단 다 넣는 모양이다.

 

한국에서의 뽑기기계는 주로 '물건을 든다→옮긴다→떨어뜨린다'의 개념이지만 일본의 UFO 캐쳐의 경우에는 '물건의 위치나 무게중심을 옮긴다→균형을 잃게 만들어 떨어뜨린다'의 개념이 많다. 일본의 UFO 캐쳐는 집게 힘이 정말 약해서 가벼운 봉제인형 하나도 못 드는 경우가 많다. 더 심한 곳은 그 약한 집게가 내려가기 전에 90도 회전하거나 돈을 넣은 액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집게발 개수와 힘이 달라지거나 집게발이 하나밖에 달려있지 않아 들어서 옮기는 건 포기해야 한다.

박스 포장의 경우에는 도저히 들 데가 없어 미끄러지며 고리를 달아 놓거나 살짝 틈을 내놓긴 했는데 사실상 쓸모가 없다. 집게발 구조상 어지간하면 들어가지 않고 집게발 자체가 고리나 틈을 들어 건져낼 힘도 없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무게중심을 무너뜨리거나 포장 틈새에 집게발을 찍어내려 상품을 뽑아내는 고수들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일본 게임센터들도 바보는 아닌지라 크레인 집게가 일정 높이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아 찍기를 못하게 만들거나 박스 포장에 비닐 포장을 한 번 더해 박스 틈새에 집게발을 끼워 움직이는 걸 막아버리거나 상품 받침대 부분에 마찰계수가 좋은 고무를 설치해서 미끄러지기 어렵게 막아놓거나 무게중심을 이용하여 보이는 것보다 더 단단히 고정시켜 놓는다던가, 실력보다는 운이 더 많이 작용하는 게임(예을 들자면, 탁구공을 크레인으로 집어서 들어올린 후 타코야키 판에 떨어트리는데 그 탁구공이 일정 위치에 들어가야 경품이 나오게 만드는 기계. 정말 악랄한 곳은 미리 정해놓은 색의 탁구공이 들어가야 경품 당첨으로 인정해주는 기계도 있다)을 도입하는 등 바야흐로 창과 방패의 대결이 계속되고 있다.

 

기기 제작업체도 많다. 앞서 언급했던 세가는 물론, 국내에서도 '펌프 잇 업'으로 유명한 안다미로, 일성, 리틀핑코 등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여러 업체가 인형뽑기 기계를 제작하고 있다. 설치된 곳도 오락실, 편의점 등 접근하기 쉬운 곳이며 너무 많이 설치되는데다가 '성공 창업 아이템'으로 유혹(?)하는 업체도 있다 보니 결국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본래 법적으로는 오락실 이외의 대형업소(660㎡ 이상)는 5개, 그 외는 2개까지만 설치가 가능하며 그것도 영업소 안(부동산 기준)에만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신고 대상도 아니고 단속 인원도 적다 보니 단속되는 일은 드문 편이다.

 

 

 

 

이제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원격조종으로 인형뽑기 게임을 해서 경품에 당첨되면 실제 경품이 집으로 배송되는 서비스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사이버스텝이 선보인 이 서비스의 이름은 '토레바'라는 앱으로 일본에 기반을 둔 서비스지만 한국어도 지원한다. 한국에서 할 경우 경품에 당첨되면 해외배송으로 경품이 배송되는데 국제 배송이다보니 배송비가 만만치않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은 무료배송이 되며 처음에 3회 무료 플레이 혜택을 준다.

 

 

▣ 유사한 뽑기 기계

 

▶ 랍스터 뽑기

 

수조에 살아있는 바닷가재가 들어있는 기계. 물론 안전을 위해 집게발은 묶어놓았으며 2000년도 초반에 크게 유행했었다. 당연히 살아있는 생명을 놀잇감으로 만든다는 욕을 바가지로 먹고, 일반 인형뽑기와 다르게 바닷가재는 수시로 관리를 해줘야 함과 바닷가재의 가격으로 인해 게 눈 감추듯 사라졌다.
'가재뽑기'라고도 부르며 부산 해운대 미포선착장 주변에 한 대가 있다.


이와 비슷하게 일본 홋카이도 쿠시로시의 쇼핑 센터인 'Fisherman's Wharf MOO'에는 식용 털게 뽑기가 있다. 홋카이도 전역을 통틀어 1년 내내 어획이 가능한 식재료인데다 쿠시로 연안이 가을철 털게 잡이의 주요 어획 해역 중 하나일 정도로 털게가 넘쳐나는 지역이라 그런 듯하다. 다만 여느 뽑기 기계가 그렇듯 이 기계도 집게팔의 힘이 약하고 털게가 집게팔을 피해서 도망다니기 때문에 뽑기 난이도는 무척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보통 뽑기 기계가 1판에 100엔 정도하는 데 비해 이 털게 뽑기는 1판에 300엔, 2판에 500엔으로 가격도 꽤 비싼 편이다.

 

 

 

 

▶ 햄스터 뽑기

 

햄스터나 병아리같은 작은 동물들 뽑기 기계도 존재했다. 웹툰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 개>에도 관련 일화가 소개되어있다. 랍스터 뽑기와 마찬가지로 각종 논란에 밀려 사라졌다.

 

 

▶ 스마트 푸시


엄밀히 인형뽑기는 아니지만 경품을 사냥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일맥상통한다. 유리로 된 몇 단의 진열장에 상품을 놓고 피스톤을 조작하여 당구 큐대처럼 맞추어 떨어뜨려 상품을 타 가는 게임기이며 인형뽑기처럼 X축, Y축을 한 번씩 조종한다. 인형뽑기처럼 불안정성이 높은 게 아니라 그냥 밀어서 떨어뜨리면 되니까 손님들이 해볼만 하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피스톤의 끝이 둥그스름하거나 해서 미는 힘을 고스란히 뒤로 전달하지 않고 상품을 그냥 빙글 돌게 만들거나 옆으로 밀려나게 하거나 한다. 게다가 플라스틱 틀이나 고무줄 같은 것을 끼워놓아 위와 아랫단사이에 꽉 끼워넣어놓는 것이 기본 세팅이 되어버렸다.


USB 메모리(주로 4GB), 스마트폰 터치장갑, 미리 곡(트로트 등 대중가요)을 넣어둔 중국산 MP3, 터치펜, 피규어, 중국산 짝퉁 레고(속칭 쉬프티), 짝퉁 나노블럭, 라이터, 각종 RC, 에그, 티팬티, 닌텐도 DSi, 최루가스 스프레이, 삼단봉 등이 있다. 고급 상품으로는 조이패드, 중국제 스마트워치, 중국산 에뮬게임기(PAP1000 등), 드론, 샤오미 보조 배터리 등이 있다.

 

 

 

 

2014년부터 왠지 원피스 관련 피규어들이 대량으로 들어가더니만 라이센스없이 만든 중국산 짝퉁임이 밝혀지고 당국의 철퇴를 맞은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그 기사가 나간 이후 멀쩡히 돌아가던 기계들이 상품을 치우고 전원을 끄고 흉물스럽게 방치된 경우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사실 초창기에는 정면에 칸막이를 달고 밑에 정확히 위치가 맞아야 봉이 들어가서 밀어낼 수 있는 구멍을 뚫어놓고 이 구멍을 통해서 밀어야만 상품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곧 그런 칸막이가 있으나 없으나 어차피 안뽑힌다는 것을 알게 된 제조사들이 어려워보여서 돈넣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칸막이를 제거하여 지금의 형태가 되었다. 그러면서 가격은 1판당 5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했다.

 

그나마 잘 뽑히게 하는 비법(?)이 있다면, 일종의 '무게중심'을 밀어야 하는데 무게중심을 밀면 옆으로 치우쳐질 확률도 낮아진다. 대부분의 상품들의 무게중심은 주로 아래쪽에 있으나 예외인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고가 상품(POP 원피스 피규어 등)의 경우에는 플라스틱 틀을 끼워 놓았는데 이럴 땐 물건을 노리기보다 일단 물건을 끝까지 밀어놓고 플라스틱 틀과 승부를 보는 것이 좋다.

 

 

 

 

⊃자형 아크릴의 경우, 맨 처음 아크릴의 가운데 상단을 밀어주고 그 뒤에 바닥밀기를 계속해주면 된다. 중간에 집중력만 잃지 않는다면 최소한의 가격으로 뽑을 수 있다.

 

업자발 정보에 의하면 피규어 단가가 높을수록 아크릴의 갯수가 증가하고 평균적으로 1아크릴당 1만원으로 책정해서 잡는다고 한다.

 

모 업장에서는 아크릴 9개를 11만원에 뽑은 괴수가 있다.

 

봉의 힘이 약한 탓인지 아니면 물건을 틀에 너무 딱 맞게 놓은 까닭인지 봉이 물건을 밀면 아예 밀지를 못하고 그대로 무효처리가 될 때도 있다.

 

스마트 푸시로 제품을 밀어내는 재미도 무시를 못하는데 피스톤으로 밀어서 제품이 추락할 때의 그 쾌감이 상당하다. 그 때문에 일부러 싸구려만 노린 뒤 기껏 뽑아놓고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가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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