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및 발병 원인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자극성 대장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만성 설사와 변비의 주요 원인이며 기능적 장애일 뿐, 큰 병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

 

몸에는 딱히 이상이 없는데도 배변 양상의 변화에 동반된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기능성 위장관 질환으로 쉽게 말해 배가 아프면서 배변 습관이 불규칙해지는 병이다. 부차적으로 만성 피로와 우울증까지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보통 복통형, 변비형, 설사형 그리고 변비와 설사를 계속해서 오고 가는 복합형으로 분류된다. 어느 쪽이나 괴로운 건 마찬가지인데 발병률은 여자가 남자보다 약 두 배 가량 높고 20세 전후에 주로 발병한다. 증후군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명확한 기질적 원인을 찾기 힘들다. 즉, 아직 원인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정한 음식이나 스트레스, 신체화 장애(정신의 문제가 신체로까지 뻗어나간 장애) 등이 원인 중 하나로 추측될 뿐이다. 그래서 다른 질환일 경우(기질적 질환이 있는 경우)를 모두 배제한 후에야 진단을 내릴 수 있고 진단 이후에도 뚜렷한 해결법이 없다.

 

대장을 비롯한 소화 기관에는 "장은 제2의 뇌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굉장히 많은 수의 뉴런들이 분포하고 있는데 아마도 이런 구조때문에 마음의 상태나 정신적인 상황이 장 트러블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어떤 연구에서는 사람들의 항문에 풍선 같은 도구를 집어넣고 공기를 조금씩 주입하면서 불편감을 언제 호소하는지 체크했는데 일반인 집단에 비해서 환자 집단이 훨씬 더 적은 양의 공기만을 주입했는데도 금세 아랫배 복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 발병연령과 증상

 

대개 젊은 사람들, 특히 성인 초기의 젊은 여성에게 잘 나타나며 40세 이후에는 발병률이 뚝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체 연령에서 2.2% ~ 6.6%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는데 서울에서의 유병률이 11.6%로 다른 지역에 비하여 높았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으로는 복통 또는 복부 불쾌감, 불규칙한 배변 습관(횟수와 점도의 변화), 복부 팽만감, 복부 냉감, 잦은 방귀, 메스꺼움, 속쓰림 등이 있다. 대개는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데 변비형의 경우 그런 일말의 자비조차도 구하기 어려우니 딱한 노릇이다. 장은 비틀려 꼬이는 것 같고 등줄기가 서늘하며 하늘이 노래지는데 도무지 변은 감감 무소식이니 환자는 결국 좌절하게 된다. 반면 설사형인 경우는 가뜩이나 평소에도 방귀가 잦은데 이 방귀에 설사가 섞여버리니 남들 앞에서 망신당하기 싫은 이상 방귀를 꾹 참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마침내 고대하던 화장실 변기에 앉는 순간 시원해지긴하지만 역시나 한창 거사(?)를 치르는 동안 비참할 정도로 고통스럽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또한, 복합형의 경우에는 변비형과 설사형 증상을 오가며 다양한 고통을 맛본다.

 

배변에 별다른 고통이 없는 환자더라도 가스 배출은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복부 팽만감과 더부룩함을 쉽게 느낀다. 장에 남아있는 가스때문에 뱃소리도 자주 나는데 사람에 따라 소리가 조용한 경우도 있지만 큰 경우는 정말 방 전체에 울린다. 이 때문에 독서실이나 도서관 같은 조용한 환경에 있을 때 뱃소리가 울리면 큰 수치심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다. 특히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소리가 나기 직전에는 느낌이 온다. 그 때가 되면 옷을 더 단단히 싸매고 소리를 막으려고 하지만 애석하게도 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배고프거나 배아파서 나는 소리와는 다른 종류이므로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점도 괴로운 일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잦고 흔한 증상은 복부 불편감 또는 복통이다. 일반인들이 배변 이전에 느끼는 아랫배의 불편감과도 약간 비슷하지만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사람에 따라 느낌은 천차만별인데 등줄기가 서늘하고 하늘이 노래지는 듯한 느낌, 장이 마구 발버둥치면서 비틀리는 듯한 느낌, 배고픈 것처럼 속이 울렁거리고 텅 빈 느낌의 대장에 염산을 넣는 듯한 느낌, 대장 속에 뭔가 꾸역꾸역 굴러가는 듯한 느낌, 장 속의 무언가가 배를 뚫고 나오려고 발광하는 듯한 느낌,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스크림을 대장 전체에 살살 문질러 바르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심한 경우, 이 병으로 인한 복통의 기억을 떠올리거나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복통이 발생할 수도 있다. 좀 아프다가 저절로 수그러드는 경우도 없는 건 아니지만 대개의 경우 이런 복통 에피소드의 마지막은 항상 화려한 대방출로 귀결되곤 한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면서 처음에는 짜증을 낸다거나 자신을 원망하게 되고 결국 우울해지기도 한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보통 특정 음식을 섭취할 때나 심리적인 불안 상황일 때 증상이 잘 나타난다. 우선 특정 음식을 섭취할 경우는 알레르기 음식이나 기피하는 음식을 섭취한 뒤 순식간에 나타나는데 사람마다 차이가 있고 때에 따라 유발이 안될 때도 있다. 공복일 경우에도 충분히 발병할 수 있으며 발병 이후 가만히 내버려두면 낫기도 한다. 우유, 밀가루 음식,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푸드 등이 과민반응을 일으키기 쉽다. 다음으로 큰 시험이나 중요한 일을 앞뒀을 때 심리적인 불안이나 걱정으로 발병하는 일이 있다. 실제로 수능을 앞둔 적잖은 학생들이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고민하며 의대생들의 1/3이 이 병을 앓는다는 얘기도 있다.

 

복부가 찬 공기에 노출되는 것도 주된 요인 중 하나이므로 배를 따뜻하게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감정기복이 급격하게 변하거나 생활패턴이 급작스럽게 바뀌거나 심지어는 날씨가 갑자기 변해서 도지는 경우도 있다. 그야말로 증상도, 유발 상황도 천차만별이라서 여러모로 골치 덩어리다.

 

 

 

 

▣ 치료약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생길 경우 자주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려야 하는 데다가 수시로 배가 아프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피폐해진다. 발병 시 가까운 병원을 한시라도 빨리 찾는 것이 좋은데 특히 심리적인 문제와 연관이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의사와 상담을 받는 것이 치료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완치 가능해서가 아니라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병으로 취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다 무척 흔하면서도 평생 완치가 안 되는 병 중 하나라서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에 절망한 일부 환자들이 현대의학에 대한 불신을 보이기도 한다. 사람들 중에는 그냥 시간이 가면 나아지는 사람도 있고 한의원에 가서 한약 먹어서 빨리 나아졌다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주로 처방받는 약은 티로민이나 토레스판 등의 항경련제, 스토퍼정 등의 정장제, 이소탄 등의 자율신경 조절제, 기타 장 운동 촉진제나 프로바이오틱스 제제 등의 혼합이다. 부작용이라 해봐야 가장 흔하게는 다소 심한 갈증 정도이며 다행히 시중의 의약품들 중 위장관운동 정상화를 유도하는 벤즈날정(트리메부틴) 같은 약은 의사의 처방없이도 구매가 가능하므로 필요할만한 상황에 앞서서 대비해 두는 것도 좋다.

 

설사가 동반될 경우 디옥타헤드랄 스멕타이트 성분의 짜먹는 지사제를 같이 주기도 하는데 이 약은 다른 약들과 1시간 이상 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다른 약들이 제 약효를 낼 수 있다.

 

 

 

 

▣ 치료법과 음식

 

가벼운 증상의 환자들은 보통 1차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으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지만 일부 환자들은 증상이 지속적으로 심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증상에 대한 치료와 더불어 정신적, 사회적인 치료도 같이 동반되어야 한다.

 

▶ 심리

 

심리적인 안정을 유지한다. 일상생활을 하며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이 제일 좋지만 전혀 안 받을 순 없기에 그것을 어떻게 푸느냐가 더 중요하다.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비롯해 신경과적 치료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증세가 심각하면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 식이요법

 

유발 음식이 있는 경우 해당 음식을 먹지 않는다. 유발 음식 파악을 위해 매끼 섭취하는 음식물을 수첩에 적어보길 권한다. 일반적으로 아이스크림이나 콜라, 냉면 같은 찬 음식, 고추, 김치찌개 같은 자극적이거나 매운 음식, 피자나 치킨 같은 기름기 많은 음식은 장에 무리를 주기때문에 일단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사람에 따라 유당불내증을 과민성과 혼동할 수 있기에 우유가 다량 들어간 음식을 먹을 때 복통과 설사가 나타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해당 음식이 파악되더라도 그 음식을 무조건 안 먹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 상태 등을 고려해 융통성있게 적용하되 과민성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음식을 가려야 한다는 점은 명백하다.

 

 

 

 

식이섬유를 포함한 식사가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식이섬유가 장내 여분의 수분을 흡수하고 변의 형태를 정상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식물의 장내 통과가 느린 변비형 환자에게는 오히려 고통을 가중시킬 수도 있으니 반대로 조심해야 할 수도 있다. 또한, 식이섬유라고 해도 종류가 매우 다양해 물에 녹거나 녹지 않거나, 장내 발효가 빠르거나 느리거나 하는 특징이 각기 다르므로 자신에 맞는 걸 잘 찾아야 한다.

 

유산균을 다량 포함하는 프로바이오틱스 또는 마시거나 떠먹는 일반 요구르트를 매일 먹어야 한다. 만약 요구르트의 당분이나 유지방 칼로리가 부담스럽다면 알약이나 가루로 된 프로바이오틱스를 추천한다. 무엇이 되었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해 식전이나 식후 매일 먹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완화되어 이젠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더라도 언제 또 다시 복통이 나타날지 모르므로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다.

 

 

▶ 생활

 

운동을 반드시 한다. 유산소 운동 또는 무산소 운동, 그 어떤 운동이든 매일 한 시간 이상 하는 것이 필요하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한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절대 안정만이 답이다. 일단 자고 나면 증상이 많이 호전된다.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유지하며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 가는 습관은 증상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술, 담배, 과로는 과민성이 아니라도 건강에 무리를 주며 과민성 환자라면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한다.

 

 

▶ 약물 치료

 

•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병의 원인에 근거한 치료약으로 과민해져있는 장 근육의 신경 수용체에 작용하여 민감도를 낮추는 작용을 한다.

 

• 유산균 제제

장 내의 염증 완화에 작용한다.

 

• 진경제(평활근 이환제)

복부 팽만, 복통 등이 있을 때 증상에 대한 대증 치료로 사용할 수 있다.

 

• 설사약 또는 변비약

증상에 따라 처방할 수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질병이라기보다는 증후군 즉, 생활습관 및 심리상태에 관한 문제이다. 물론 환자에게 그 고통이 질병에 비해 적다는 뜻은 아니며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꾸고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심리치료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음식은 가려 먹어야 하며 유산균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도록 노력해야 한다. 증세가 심각하다면 프로바이오틱스나 요구르트는 매일 먹어야 한다.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이 중요하며 받을 수밖에 없다면 이를 잘 푸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적 스트레스에 좋은 것은 운동과 충분한 수면, 필요시 적당한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처방받는 것이다. 또한, 몸에 무리를 주는 생활을 하면 안된다. 그만큼 몸이, 특히 대장의 기능이 많이 약하다는 의미이므로 이런 속병 증상을 유념해 바른생활을 하고 몸을 잘 추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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