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녹내장은 주로 안압 상승에 의해 시신경이 서서히 만성적으로 손상되어 시야 결손이 생기는 질환이다. 참고로 시신경은 한번 손상되면 재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안압은 10 ~ 21mmHg 정도가 정상수치이며 그 이상이 되면 뒤쪽으로 전해진 안압에 의해 시신경이 눌리고 허혈이 발생하면서 녹내장으로 발전한다. 만일 시신경 구조가 약하거나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안압에 저항하는 능력이 떨어질 경우 안압이 정상이라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도 한국과 일본에서는 안압이 정상인데 녹내장에 걸리는 '정상안압 녹내장'이 전체 녹내장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여담으로 급성 녹내장에 한해 연한 녹청색을 띠는데 사실 그냥 봐도 구분하기 쉽지 않고 특히 밝은 곳에서 안검경으로 보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녹내장은 망막 신경절 세포의 손실을 동반한 시신경 손상을 특징으로 하며 여러 위험 인자 중 안압 상승(21mmHg 또는 2.8kPa 이상)이 가장 중요한 동시에 유일하게 치료가 가능한 증상이다. 비록 안압이 질환형성의 주된 이유가 되지만 어떤 환자는 비교적 낮은 안압 상태에서도 병이 생기고 반대로 어떤 이는 수년간 상당히 높은 안압 상태에서도 녹내장이 전혀 생기지 않기도 한다.

 

녹내장은 크게 개방각 녹내장과 폐쇄각 녹내장의 2종류로 나뉘며 이때의 '각(angle)'이란 홍채와 각막 사이에 위치하며 정상적인 눈에서는 이곳에 있는 스폰지 형태의 조직인 섬유주대를 통하여 안방수가 빠져 나간다. 폐쇄각 녹내장은 이곳이 막혀서 생기는 급성 질환으로, 종종 통증을 동반한다. 이 때 시력 손상도 급격하게 진행되나, 각이 막히면서 발생하는 급격한 통증으로 인해 영구적인 시력손상이 일어나기 전에 환자들이 병원을 찾게 된다. 개방각 녹내장, 또는 만성 녹내장은 천천히 진행되는 특성상 녹내장 환자들이 질환이 상당히 진행되어 시력을 잃게 될 정도에 이를 때까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역사

 

안압 상승과 녹내장의 상관 관계는 1622년 잉글랜드 사람 리처드 바니스터에 의해 처음 기술되었다.

 

 

 

 

▣ 발병 현황


2010년 기준으로 전 세계 44,700,000명의 인구가 녹내장을 앓고 있으며 같은 해 기준으로 미국의 녹내장 환자 수는 2,800,000명이다. 2020년에는 전 세계에서 58,600,000명, 미국에서는 3,400,00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 종류 및 위험인자


안압은 안구의 앞부분인 전방(각막과 수정체 사이의 공간)을 채우고 있는 방수에 의해 형성된다. 방수는 홍채 뒤의 섬모체에서 만들어져서 동공을 지나 전방각(주변부 각막과 홍채 사이의 틈새)의 섬유주로 흡수되며 섬유주의 기능적 이상이나 전방각의 구조적 이상으로 흡수가 저하될 경우 방수의 양이 많아져 안압이 오르게 된다.


▶ 개방각 녹내장

 

녹내장의 90%를 차지하는 종류로 전방각이 크게 열려있으나 섬유주의 기능적 이상으로 인해 흡수가 저하되어 발생하는 녹내장이다. 질병 초기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기도 한다.

 


▶ 폐쇄각 녹내장

 

전방각이 구조적으로 좁아져 있어 발생하는 녹내장이다. 일반적으로 개방각 녹내장보다 진행속도가 빠르고 레이저 치료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배출공간이 완전히 막히고 안압이 30mmHg 이상으로 급증하여 각막부종, 안구통증 및 충혈 등을 일으키는 응급상황으로 빠른 레이저 치료(드물게는 수술적 치료)를 요한다.

 

 

녹내장의 위험인자는 다음과 같다.

 

• 50대 이상의 성인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 미국에선 특히 흑인에게서 개방각 녹내장이 자주 발생한다.
• 동양인에게서 폐쇄각 녹내장이 자주 발생한다.
• 녹내장의 가족력
• 안구에 심각한 외상이나 염증성 질병이 나타날 경우
•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환자

 

 

녹내장으로 인해 손상된 시야

 

 

▣ 증상

 

주 증상으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주로 주변부 시야부터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데 점점 진행되면 운전할 때와 같은 상황에서는 사고 위험이 극도로 올라간다.

 

전체적으로, 녹내장의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 개방각 녹내장

 

주로 통증이 동반되지 않고 시력이 서서히 나빠지게 된다. 특히 중심부 시력은 질병이 한참 진행된 후에야 영향이 미치게 되며 주로 주변 시력의 감소부터 발생하게 된다.

 


▶ 폐쇄각 녹내장

 

만성일 경우 개방각 녹내장과 차이는 없으나 급성 폐쇄각 녹내장일 경우는 안구 통증과 더불어 눈에 충혈이 보이며 급작스러운 시력 저하나 흐려 보임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두통과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환자가 어느 정도 시력을 잃은 뒤 안과에 오는 경우가 흔하다. 그만큼 녹내장이라고 확신할만한 증상 자체가 없다. 녹내장으로 인한 결과인 시야결손, 시력감소도 단순히 눈이 침침해서 그런 것이겠거니 하는 식으로 넘어가기 쉽다. 결국 잘 안보여서 안과를 찾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주 증상으로 언급된 피로, 안구건조증, 충혈 등이 현대인들에게는 흔하디 흔한 증상임을 잊으면 안된다. 아예 증상을 모르고 살다가 후에야 알게 되는 경우도 있기에 조금이라도 의심될만한 증상이 있으면 안과에 가서 정밀검진을 받아보아야 한다. 정상안압 녹내장의 경우는 안압검사 하나만으로는 녹내장을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급성 녹내장은 통증이 수반되기 때문에 병원을 찾게 되지만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만성의 경우로 주의가 필요하다.

 

 

 


▣ 원인

 

녹내장이 생기는 이유는 대개 방수 배출이 원활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방수는 눈에 영양 공급과 세균세척을 위해 있는 물질인데 이 때문에 지방질이나 단백질, 세균 등이 많아서 방수를 통과하게 하는 막이 막힐 가능성이 있다.

 


▣ 검사 및 예방

 

대부분의 건강검진 프로그램에는 안압 측정과 안저사진 촬영이 포함되어 있다. 이 두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을 경우 안과로 의뢰되어 시야검사나 광간섭 단층촬영을 통해 녹내장을 진단하게 된다.

 

안압 검사 방법으로는 눈에 공기를 내보내 반대쪽으로 나오는 바람의 속도를 이용해서 안압을 재는 공기식 안압계를 사용한 방법이 가장 많이 쓰이며 눈에 기계를 대어 안압을 측정하는 골드만 방식의 안압계도 있다. 정확도에 있어 골드만이 공기식보다 우수한 편이다. 참고로 자기 전과 일어나기 전에 안압차는 +3 정도이다.

 

일단 녹내장이 의심되거나 검사를 한다면 시야결손검사와 안저검사, OCT촬영 등을 한다.

 

우각검사법은 전방각경검사라고도 불리는 검사로 녹내장의 종류를 알 수 있는 검사법이다.

 

녹내장을 비롯한 모든 중증 안과질환은 암처럼 조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시력검사를 할 때 가끔씩 안압검사는 세트로 검사하는 것이 좋다. 안압이 원인이 아닌 경우도 있으니 OCT 검사를 포함하는 것도 추천한다.

 

 

 


▣ 치료법

 

녹내장은 물론이고 시신경이 손상되는 모든 질병은 회복, 치료라는 개념이 없다. 뇌세포처럼 시신경이 다시 되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더이상 시력을 잃는 것을 막는 것이 1차 목표이다.

 

치료법 역시 녹내장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시행된다.

 

▶ 개방각 녹내장

 

주로 국부성 약물을 처방해 안압을 낮추게 되는데 이 때 alpha-agonists, 베타 차단제(BBs) 및 탄산탈수효소억제제(CAI) 등의 약물이 사용된다. 약물로 증상에 차도가 보이지 않을 때는 레이저술이나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 폐쇄각 녹내장

 

응급질병으로 급히 Timolol, brimonidine, dorzolamide, pilocarpine 및 스테로이드를 안구에 투여하게 된다. 만일 이 약물로도 안압이 잡히지 않을 경우 IV acetazolamide와 구강 Mannitol을 투여하게 된다. 그 후 레이저술이나 수술을 통해 완치하게 된다.

 

 

 

 

대개 녹내장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시야결손이 진행됨에 따라 말기에는 실명에 이르리라는 공포에 패닉 상태에 빠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실명에 대한 공포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통계에 따르면 녹내장은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본인의 노력과 주치의의 지시에 따라 관리만 잘 하면 실명에 이를 확률은 5% 미만이라고 한다. 즉, 녹내장은 실명하는 질환이 아니라 관리하는 질환인 것이다.

 

경증인 경우는 하루에 한 번 넣는 안약으로도 관리 가능하나 시야 손실이 심해질수록 2 ~ 3가지 혹은 그 이상의 안약을 사용하게 된다.

 

안압조절이 필요한 녹내장의 경우 약물치료만으로 안압이 조절된다면 수술을 굳이 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으면 수술을 해서라도 안압을 낮춰야 한다. 수술할 때는 방수 배출부에 구멍을 크게 만드는 방법이 주로 쓰이지만 역시 노폐물이 쌓이면 다시 막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와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이 어려워 잘하는 의사는 많지 않다. 게다가 수술을 하더라도 치료가 목적이 아니라 악화속도를 늦추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백내장 수술과 같이 시야의 회복을 바라는 환자들과 자주 마찰이 일어나는 병 중 하나이다. 악화 방지라고 말은 듣고 수술을 했는데 수술 때문에 조금이라도 시야가 더 줄어들었다고 생각해보면...

 

최근 들어서는 방수 배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방수 배출 튜브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고 한다. 원래는 플라스틱으로 했었지만 최근에는 콜라겐을 이용해서 하기도 하며 기존보다 성공률이 2배 정도 된다고 한다.

 

 

 


▣ 기타

 

아이가 걸리면 소눈이라고 해서 안구가 커지고 홍채가 소의 눈과 같아진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안보인다고 봐도 되고 태어나자마자 수술해야 한다. 태어날 때 생긴 녹내장은 선천성 녹내장이라고 하는데 생후 1년 내에 증상이 나타나며 눈부심 때문에 눈을 못뜨고 눈물 흘림, 눈꺼풀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안압, 시신경, 혈류 관리와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한 경우에 드물지만 시야검사 결과가 이전에 비해 좋아진 경우도 있다. 녹내장은 서서히 악화될지언정 좋아지지는 않는 진행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는 놀라운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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