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 박보검의 역할들은 대체로 눈물도 많고 비극적인 운명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버림 받고, 짝사랑하고, 살해 당하고, 칼에 찔리고, 빚에 쪼달리고... 짠내 가득한 역할 때문에 팬덤에서는 박보검의 필모를 '염전'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만 울렸으면 좋겠다는 팬들도 있지만 우는 게 너무 예뻐서 스스로를 '염전 변태'라 부르며 더 울리기를 바라는 팬도 많다.

 

 

 

 

《응답하라 1988》 방영을 앞둔 시점에서 박보검 본인 스스로 자신의 출연 드라마 중 《참 좋은 시절》과 《너를 기억해》를 추천했다. 팬덤 사이에서는 "돌고 돌아 민선호"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너를 기억해》의 박보검을 최고로 꼽는다. 박보검의 비중과 분량이 다른 작품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고 다른 작품에서 보여줬던 순수하고 여린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차갑고 날카로운 연기를 보여줬다. 박보검은 "이전과 다른 연기였고 매 회차 대본이 기다려졌다."고 말했다.

 

또한 출연작 중 고경표와 같이 나온 작품(★)이 많다.

 

 

▣ 영화

 

연도

제목

배역

2011

 블라인드

 동현

2012

 차형사

 차형사 아역

2014

 끝까지 간다

 이진호 순경

 명량 ★

 배수봉

 반짝반짝 두근두근

 준우

2015

 차이나타운 ★

 박석현

 

 

▶ 차이나타운

 

 

영화 차이나타운에서는 유일한 선한 인물인 석현 역으로 분했다.
보통 남성인 느와르물 주인공을 여성으로 치환한 차이나타운에서 여성에서 남성으로 치환된 '옴므 파탈'이 석현이다.
극 중 석현은 아버지의 빚을 대신 갚으며 살아가지만 긍정적인 자세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인물이다.
빚을 독촉하러 온 일영에게도 말 끝마다 "선생님"이라며 존대하고 파스타를 대접하는 등 비현실적인 남성형 캔디 캐릭터였다.

 

그러나 감독과 동료 배우들, 박보검 본인까지 박보검과 가장 비슷한 구석이 많은 인물이라고 평했다. 감독은 오디션에서 석현의 행동에 이해 안가는 부분이 있냐고 물어봤는데 박보검이 "왜요?"라고 반문하여 캐스팅했다고. 박보검이 끼를 부리는게 아니라 실제로도 배려가 몸에 배어있었기 때문에 석현이라는 역에 그만큼 잘 어울리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박보검은 그만큼 연기에 있어서 몰입이 잘 됐고 그만큼 연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에서 혼자 밝은 캐릭터이고 일영의 변화를 위한 장치에 가까운 캐릭터이기 때문에 과하게 밝아서도 안됐고 과하게 주목을 받아서도 안됐으며 그렇다고 너무 묻혀서도 안됐는데, 너무 몰입이 돼서 표현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밝힌 바 있다. 촬영기간 내내 끙끙 앓았을 정도라고. 그래서 박보검은 <차이나타운>을 자신의 연기 경력에 있어 성장통이었다고 술회한다.

 

 

주연이었던 김혜수는 박보검의 눈이 너무 맑아 연기하는데 힘들어 자신을 쳐다봐주지 말아달라고 부탁했고 컷이 나온 이후에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순간 극 중 "엄마"가 아니라 "김혜수" 본인이 나왔다고.

 

평단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오로지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독하게 살아온 일영이 석현에 의해 급작스럽게 바뀌는 과정이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지만 관객들은 박보검의 외모가 개연성이라고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극 중 박보검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나 대체로 좋은 편이다. 밝지만 어딘가 그늘이 있는 석현을 잘 표현해냈고 조연의 역할에 적당하게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것. 특히 석현이 일영과 술을 마시며 이야기하는 햄버거 씬과 우곤이 자신이 일하는 레스토랑에 갑자기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짧은 씬에서의 눈빛 연기가 좋은 연기로 꼽힌다.

 

영화로 입덕한 팬들은 보통 이 영화를 통해 입덕하게 된 경우가 많다. 천만 영화 명량에서는 분량도 적었고 얼굴에 흙칠까지 잔뜩해놔서...

 

 

 드라마

 

연도

방송사

제목

배역

2012

OCN

 히어로

 강동우

KBS2

 각시탈

 함민규

KBS2

 드라마 스페셜 - 스틸사진

 어린 김현수 (남궁민 아역)

2013

SBS

 원더풀 마마

 고영준

2014

KBS2

 참 좋은 시절

 어린 강동석 (이서진 아역)

KBS2

 내일도 칸타빌레 ★

 이윤후

2015

KBS2

 너를 기억해

 정선호

tvN

 응답하라 1988 ★

 최택

2016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이영 (효명세자)

 

 

▶ 참 좋은 시절

 

 

이서진의 아역으로 분했다.

 

서울 토박이임에도 경상도 사투리 연기를 나름대로 잘 해냈다. 초반 아역으로만 등장했는데 주연의 아역인만큼 존재감을 드러내 주목 받기 시작했다.

 

박보검은 이 작품을 추천하면서 "차갑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남자다운 동석의 매력을 볼 수 있다."고 평했다.

박보검 팬으로서 보고자 한다면 분량이 적으므로 박보검이 출연한 1 ~ 4회, 7 ~ 11회, 19회 및 27회만 발췌해서 보자.

 

 

▶ 내일도 칸타빌레

 

 

주원의 라이벌로 분하여 비중이 커졌다. 처음으로 맡은 서브남주 배역.
엄친아 훈남 선배로 등장해 여심 사냥을 할 줄 알았으나 약 8%의 나쁘지 않았던 첫 회 시청률에서 마지막회에선 약 4 ~ 5%로 반토막이 날 정도로 망했고 박보검이 맡은 이윤후라는 캐릭터는 드라마의 관뚜껑에 못을 제대로 박았다.

 

 

드라마와 캐릭터에 대한 악평과는 별개로 박보검의 비주얼이 가장 빛나는 드라마 중 하나이다. 니트와 롱코트를 많이 입고 나와 그야말로 훈훈한 선배 포스를 제대로 보여주였다. 덕분에 박보검 짤 생산이 대량으로 가능해졌다.

'우리'라는 말을 여주의 이름 앞에 붙이는 만큼 남친짤도 대량 생산되었고 덕후들이 말하는 드림(dream)물을 파는데도 적절해질 정도였다.

 

 

박보검의 팬덤 내에서 특히 주목받는 씬은 첼로 연주씬과 맘보 지휘씬. 드라마를 위해서 몇 달 동안 첼로와 지휘를 열심히 배웠다고 한다. 박보검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다.

 

맘보 지휘씬은 <내일도 칸타빌레>가 남긴 유일한(?) 명장면이다.

 

 

 

▶ 너를 기억해

 

 

싸이코패스 정선호/이민 역할을 맡았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이미지의 배역이라 배우로서 가장 주목받게 된 드라마이기도 하다. 시청률은 좋지 않았지만 화제성면에서는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장르적 특성에 충실한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마니아층이 생겼는데 젊은 층이 주된 시청층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팬덤에서도 가장 애정하는 드라마이다. "돌고 돌아 결국은 민선호" 내지 "민선호는 종착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 박보검 스스로도 애착이 많은 드라마라고 말했다.
드라마 자체도 재밌고 박보검의 분량도 많으며 냉미남과 짠내 매력을 잔뜩 보여줘서 전편 시청과 복습은 필수로 꼽힌다.

 

 

이 드라마에서 박보검은 냉혹한 싸이코패스의 모습과 절절한 형제애를 모두 잘 드러냈다. 시청자로 하여금 싸이코패스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할 정도였던 20년 만의 형제 재회씬이 가장 유명하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인 서인국x장나라보다 서인국x박보검의 케미가 더 유명해서 현민 형제로 불렸다.

 

본 드라마에서 형제로 나온 서인국과는 <응답하라 시리즈> 선후배가 되었다.

 

 

▶ 응답하라 1988

 

 

천재 바둑기사 최택 역할을 맡아 연기했다.
바둑에 있어서는 신, 일상 생활에선 그냥 등신인 반전 매력의 대명사 최택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누나들의 심장을 저격했다. 키가 작아보인다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 일부러 말을 더 느리고 아방하게 하면서 순수하고 어리버리하지만 늘 진지한 캐릭터를 잘 살렸다. 실제로 욕을 하지 않는 박보검은 이 드라마에서 다른 친구들에게 욕을 배우는 장면으로 정말로 어색하게 욕을 잘(?) 해내서 현실 웃음을 터지게 하기도 했다.
아버지 역할을 맡은 최무성은 최택과 박보검이 실제로 많이 닮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이전에 출연했던 작품들까지도 주목받는 상황이 되었다.
여담으로 택이는 바둑을 둘 때를 제외하고 왼손잡이로 추정되지만 실제 박보검은 오른손잡이다.

 

 

하지만 박보검이 인터뷰했던 엘르 4월호에서 혹시 택이 캐릭터에 본인이 직접 덧댄 아이디어가 있냐는 질문에 "제가 낸 아이디어는 양손잡이에요. 이창호 선생님을 모티브로 했어요. 그리고 말을 좀 천천히 하려고 했던 거요. 택이가 뭔가에 집중하면 다른 건 거의 신경 안 쓰고 있는데 누가 건드리면 깜짝 깜짝 놀라잖아요. 깜짝 놀라는 포인트를 크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라고 답하며 택이가 양손잡이임을 밝힌 바 있다.

 

14화에서 순애보가 폭발하면서 절묘한 표정연기로 주목받았다. 친구 성선우에게 "덕선이 없으면 죽을지도 몰라"라며 순정을 드러내고, 응팔 시청자들을 뒤흔든 "넌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라는 대사로 공허한 듯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자신을 남자로 보지 않는 덕선에 대한 씁쓸한 마음이 너무나 잘 드러난 연기로 호평 받았다. 담담한 대사 처리와 복잡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표정연기에 선택러와 개떡러를 불문하고 최고의 장면으로 꼽으며 "어남류"에 가슴 아파했다. 이 씬은 소위 "넌나아몰"로 불렸고 응팔 시청자들의 갖은 해석을 낳으며 화제가 되었다.

 

결국 응팔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고로 응팔은 박보검의 첫 진 남주작이자 처음으로 사랑을 쟁취한 작품으로 남았다.

 

시청률 공약의 일환으로 응팔 팬사인회에 참여했다.

 

 

▶ 구르미 그린 달빛

 

 

첫 방송을 시작하기 전 세자 복장을 한 채 춤을 추는 박보검의 모습이 담긴 티저 영상이 공개되었다. 능청스러운 표정과 함께 제시 마타도르의 'Bamba'에 맞춰서 춤을 추는 박보검의 모습은 단숨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박보검 붐바스틱'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를 정도였다. <구르미 그린 달빛>을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박보검의 붐바스틱' 영상은 모두 알고 있을 정도로 방송 전 드라마 홍보와 '붐업'에 큰 역할을 했다.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한 후 선보이는 첫 작품으로 퓨전 사극을 택했다. 누구보다 일찌감치 캐스팅되면서 <구르미 그린 달빛>은 사실상 박보검을 위한, 박보검에 의한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첫 지상파 주연으로 출연하여 방송 7회만에 최고 시청률 20%를 달성하였다. 박보검이 연기하는 '이영'이라는 인물은 능글맞은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종종 아련한 눈빛으로 좋아하는 여자를 지켜주려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첫 사극, 첫 주연작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자신에게 꼭 맞는 맞춤 옷을 입었다는 평을 받았다. 원작이 있긴 하지만 자신이 연기할 캐릭터와 대강의 시놉시스만 보고 일단 출연을 결정지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박보검으로서도 부담감과 책임감, 중압감이 엄청날 수 밖에 없던 상황. 그 모든 것을 이겨낸 박보검은 오로지 '연기력'으로 승부수를 띄워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격하는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사랑받았다.

 

 

무조건 흥행할 수 밖에 없는 사극의 세 가지 요소인 남장 여자, 꽃세자, 꽃서브 남주를 모두 갖춘 드라마로 평가 받으며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이 드라마로 한 해에만 포상 휴가 2회, 시청률 공약 팬사인회를 2회 실행하는 최초의 배우가 되었다.

 

◈ 관련 글

    [인물 탐구] 박보검

◈ 다른 글 추천